새마을금고, 대출 70% 비조합원에… 지역사회금융 취지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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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새마을금고, 본연 역할 벗어나… 감독 시급”
2.4조 비과세 받으면서도 기업대출 6%→58%로 확대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6 11:52:33

새마을금고가 지난 10년간 2조4000억 원에 달하는 비과세 혜택을 누리면서도 실제 대출의 70% 이상을 조합원이 아닌 일반 고객에게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새마을금고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총 2조3951억 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적용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조합 예탁금 이자소득 비과세 1조5014억 원, 조합법인 법인세 과세 특례 5891억 원, 출자금 배당소득 비과세 3049억 원 등이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대출 구조는 사실상 조합원보다 비조합원 중심으로 변질됐다. 2024년 말 기준 비조합원 대출 잔액은 131조5944억 원으로 전체 대출의 71.6%를 차지했다. 2020년 말 90조8796억 원(63.4%) 대비 40조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조합원 대출은 큰 변동이 없어 대출 확대가 사실상 비조합원에게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현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다른 상호금융조합은 금융감독원 관리 아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통해 비조합원에 대한 대출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만 새마을금고만 이 체계에서 빠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비조합원 대상 대출 비중을 비교하면 농협은 41.4%, 수협은 5.3%, 산림조합은 9.0%, 신협은 49.5%였다. 새마을금고의 71.6%는 업권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비조합원 대출 확대의 배경에는 무리한 기업대출과 권역외 대출이 있다. 새마을금고의 기업대출 비중은 2014년 6%에서 2024년 58%로 급증했으며, 영업구역 밖에서 취급한 권역외 대출 규모도 최근 5년간 37조 원에 달했다.

새마을금고가 표방하는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과 정반대 길을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조합원 중심의 지역 공동체 금융이라는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과 함께 투명한 관리·감독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 의원은 “새마을금고가 조합원과 지역사회를 위한 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 있다”며 “형평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 감독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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