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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가 최근 5년간 37조원이 넘는 권역외 대출을 취급하며 부실 위험을 스스로 키웠다.
권역외 대출은 지정된 영업지역 밖에 있는 사람이나 법인에게 실행한 대출을 말한다. 최근에는 실제 피해 사례도 나왔다. 올해 3월 ‘대구’의 한 새마을금고가 ‘강원 춘천’의 시행사와 허위 계약을 맺고 230억 원의 대출을 실행했다가 부실이 발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지역 서민의 울타리가 되어야 할 새마을금고가 오히려 지역 외부의 리스크를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역외 대출의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잔액 기준’이 아닌 ‘실제 약정액 기준’으로 대출을 관리해야 하며 금융당국이 부실·불법 대출 실태를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새마을금고를 금융감독원의 감독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제안했다. 현재 새마을금고는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설립된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행안부)의 관할 아래 운영되며 금융감독원이 아닌 행안부 산하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감독을 받고 있다.
‘지역금융’이라는 취지로 운영되는 새마을금고가 사실상 전국대출 창구로 이용되는 권역외 대출문제가 불거지며 불법·부실 대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경제 여건이나 신용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낮아 심사가 허술해지고 허위 서류 제출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11만1652건의 권역외 대출을 취급했다. 약정액은 총 37조2149억 원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20년 6조7748억 원에서 2021년 12조 5680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2022년에도 11조1024억 원에 달했다. 이후 2023년에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권역외 대출은 2조826억 원으로 크게 기세가 꺽였으나 2024년 다시 4조6869억 원으로 반등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9561억 원이 약정됐다.
허 의원은 연말 시점의 잔액을 기준으로 권역외 대출을 관리하는 현행 제도 역시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20년부터 금고의 권역외 대출을 당해연도 신규 대출액의 33%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이 규정을 위반한 금고는 272곳에 달했고 이 중에는 권역외 대출 비율이 87.1%에 달한 금고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권역외 대출 비율을 ‘연말 잔액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이 연중 수차례 실행·상환되더라도 연말 시점에 잔액만 맞추면 규제 위반으로 간주되지 않아 실제 대출 규모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앙회가 관리한 연말 잔액 기준의 권역외 대출 규모는 5년간 29조 3379억원이었지만 같은 기간 약정액 기준으로는 37조 2149억으로 집계됐다. 무려 8조원 가까이 차이나는 셈이다. 이 기준에 따라 재산정하면 33% 규제를 위반한 금고 수는 272곳에서 489곳으로 늘어난다.
허 의원은 새마을금고가 ‘지역밀착형 서민금융’이라는 이유로 금융감독권 이관을 회피해 왔다며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하는 일부 차주들을 걸러낼 수 있게 금융당국이 직접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오랜 세월 지역민들의 버팀목이 되어준 새마을금고가 더욱 투명하게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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