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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7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불러 조사한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중 돌연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하면서 ‘범인 도피성 인사’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특검은 임명과 출국, 귀국, 사임까지 이어진 전 과정을 검증할 예정이다.
16일 정민영 순직해병 특별검사보는 서초동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내일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 범인 도피 의혹 참고인으로 조사한다"고 말했다. 정 특검보는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출국·귀국·사임 과정 전반에 대해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이 경험한 사실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던 이 전 장관은 당시 출국금지 조치 상태였음에도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아 호주로 출국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11일 만에 귀국했고 결국 한 달도 안 돼 대사직에서 물러났다. 국회와 시민사회에서 범인 도피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고발이 이어졌다. 특검은 이 과정에 외교부와 법무부 등 주요 부처 고위 관계자들이 개입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호주대사 의혹과 관련해 조태열 전 외교부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다음 주부터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들은 각 기관에서 의사결정을 주도한 위치에 있었다.
특검은 또 이 전 장관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별도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재를 번복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짧게는 3회, 많게는 수차례 조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특검팀은 16일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을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으며 18일 추가 조사도 예고했다. 박 전 보좌관은 국방부 조사본부 재조사 과정에서 관련자들과 주고받은 연락이 핵심 쟁점이다.
군인권보호위원회 결정 과정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은 17일 한석훈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박정훈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이 왜 기각됐는지 확인한다. 군인권보호위는 2023년 8월 박 대령의 수사·징계 중지를 요구하는 군인권센터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난해 인권침해 진정 역시 기각 처리했다. 특검은 당시 군인권보호관이 이 전 장관과 통화 후 결정을 내린 정황을 주목하며 외압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이번 특검 조사가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둘러싼 외압 의혹과 허울뿐인 제도적 문제를 드러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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