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성비위·비대위 잡음 속 ‘쇄신’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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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협 “성추행·성희롱 없었다” 반박, 진실 공방 격화
엄규숙 부위원장 인선 두고 “쇄신 맞나” 내부 반발
추미애·이준석 등 정치권도 비판 가세, 쇄신 동력 흔들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6 14:02:18

▲ 조국혁신당 성 비위 의혹에 연루된 김보협 전 수석대변인이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경찰청은 전날(15일) 김 전 대변인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디자인=장혜원기자 ©스카이데일리(자료사진 : 김보협 SNS, 조국혁신당 페이스북)

조국혁신당이 성비위 사건 당사자 간 진실 공방과 새로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논란으로 ‘쇄신’ 의지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김보협 전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을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강미정 전 대변인은 지난해 7월 택시와 12월 노래방에서 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전 대변인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성추행·성희롱 사실은 전혀 없다”며 “피해자 중심주의가 곧 피해자 주장을 무조건 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진술이 일관성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관계가 단정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그는 사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반박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노래방 회식 자리에 함께 있던 일행은 모두 7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고소인의 주장을 뒷받침한 당직자는 단 한 명뿐이었다는 것이다. 나머지 참석자들은 “그런 사실이 없었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변인은 “고소인이 말한 것처럼 노래방에서 성추행은 전혀 없었다”고 단언하며, 다수의 진술이 자신을 뒷받침한다고 항변했다.

그는 또 회식 다음 날 직접 참석자 전원에게 “불쾌한 언행이 없었는지” 확인했으나,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만약 그때라도 누군가 문제를 제기했다면 저는 그 즉시 당 윤리위원회에 징계를 자청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고소인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을 거듭 부각했다.

김 전 대변인은 끝으로 “사실과 다른 악의적 주장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향후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조국 비대위원장은 성비위 사건 대응 과정에 반발해 탈당한 강미정 전 대변인의 복귀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강 전 대변인은 “제 이름이 불리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상처”라며 거절했다.

▲ 조국혀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발표한 성 비위 사건 대책문 전문. 조국혁신당페이스북

비대위 인선에서도 적잖은 잡음이 이어졌다.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엄규숙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두고 당 안팎에서 “쇄신을 내세운 비대위가 과거 정부 인사를 기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엄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냈고, 그 이전에는 서울시 여성정책관으로 활동했다. 이 같은 경력은 정책 경험과 전문성을 보여주는 강점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조국혁신당이 위기를 돌파하겠다면서 결국 구여권 인맥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새로운 얼굴로 신선함을 보여야 할 시점에 과거 인사를 중용하는 것은 쇄신 의지를 희석시키는 행보”라며 불만을 잡음이 드러난 대목이다. 특히 성비위 사태 이후 지도부 총사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꾸려진 비대위인 만큼, 기존 정치권 경력이 없는 외부 인사 영입이나 청년·여성 당원 기용이 필요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험’과 ‘안정감’을 이유로 구여권 출신 인사를 다시 불러들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얻었다.

조국 비대위원장 측은 “엄 전 비서관은 여성 정책과 성평등 문제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라며 “성비위 사태로 흔들린 당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적임자”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각에서는 “쇄신의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남아 있어, 비대위 출범 직후부터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자중론도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성비위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인데 비대위가 성급히 쇄신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조국혁신당에서 5개월 전에 일어난 성비위 사건 가해자가 뒤늦게 등장해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며 “뒤늦은 가해자 커밍아웃이 놀랍다”고 직격했다. 그는 또 “피해자가 감수해야 하는 가장 큰 상처는 ‘단절’”이라며 “고발자를 응원하고, 그분을 대리한 강미숙 고문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조국혁신당 조 위원장이 강 전 대변인의 복귀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증언자를 당직으로 달래려 한 것은 명백한 3차 가해”라며 “성비위 사실을 드러낸 인물을 회유하려 한 것 자체가 2차 피해를 확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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