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블루웨이브)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독주에 대한 강력한 제동이 걸리며 미국 정책과 한국의 대응 방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예산·감독 권한 및 고위직 인준 과정에서 의회의 강력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등을 통한 독자 추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및 금융시장 영향도 상당하리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에 따라 재정 지출 제약과 성장 둔화 우려, 인공지능(AI) 규제 강화 등으로 장기금리, 주가,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선거 후 1년간 평균 0.36%p 내외),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
이란 전쟁 등 중동 군사적 개입이나 트럼프식 일방주의 외교에 제동이 걸릴 수 있으며, 북미 대화 및 주한미군·연합방위태세 관련해서도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
우리의 대책 및 대응 방향이 긴요하다. 이재명 정부는 무엇보다 통상 및 대미 투자 협상 리스크 관리에 힘쓰길 당부한다. 한국이 약속한 대규모 대미 투자(예: 약 3500억 달러 규모 등) 및 상호 관세 협상에 대해 민주당 주도의 의회가 검증과 압박을 강화할 수 있기에 기존 투자 약속의 이행 조건과 실리 확보를 위한 외교적 채널을 다변화해야 한다.
안보 분야에서 변화 가능성이 있는 건 대북 정책이다. 민주당은 트럼프식 ‘거래 중심’ 외교와 거리를 두고 동맹을 중시하는 기조다. 한미 동맹의 결속력을 흔들면서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에 적극적인 트럼프의 행보에 거부감이 크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협상을 추진하더라도 북한 비핵화, 대북 제재 등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흔드는 조치에 대해 청문회와 예산을 통해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여야 정쟁과 무관하게 한미동맹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초당적 아웃리치(대외 접촉)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기조는 감세(減稅)와 재정 확대다. 미 국채금리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한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미 행정부가 추가 감세나 대규모 재정 지출을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1962년 이후 16번의 중간선거를 분석한 결과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 상·하원 가운데 한 곳 이상을 잃은 경우 선거 후 1년간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평균 0.36%p 내린 바 있다. 따라서 미 국채금리가 내리면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에 운신 폭이 커질 수 있다. 금리 인상 압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고환율(원화 약세)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국제 유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이란 전쟁 종식을 주요 선거 의제로 삼아왔다. 지난달 15일 하원에서는 이란 전쟁 종결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220대 204로 통과됐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했고, 공화당 의원 7명도 가세했다. 민주당이 전쟁 예산, 군사 권한 통제를 강화해 정부의 전쟁 지속 능력에 제동을 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란 전쟁이 수습 국면에 들어가 국제 유가가 내려가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기에 당국과 기업은 외교안보 정책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금리, 주가, 환율(달러 가치)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외환 및 자금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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