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민 정치경제부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3일 부동산 시장을 두고 "주요 지역의 실제 거래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익을 보는 쪽이 일부 통계만으로 시장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측면이 있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국민에게 전달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실제 통계를 보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나타나는 등 지역별로 가격 흐름에 차이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90주 연속 상승세다. 반면 강남 11개 구는 0.02% 하락했고,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도 각각 0.38%, 0.35%, 0.22% 떨어졌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상승과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다.
거래 여건은 가격지수와 또 다른 모습을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915건으로 전월보다 14.7%,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4%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도 연초 약 5만 7000건에서 7만 4000건 수준으로 늘었다. 거래가 줄고 매물이 늘어나는 현상은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다만 거래량 감소나 매물 증가만으로 집값이 하락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매도자가 매물을 내놓더라도 호가를 낮추지 않을 수 있고,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일부 선호 단지는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격지수와 실제 거래가격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가격지수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주택가격의 전반적인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반면 실거래가격은 실제 거래된 주택의 가격으로, 거래된 단지와 면적, 층수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특정 지역 일부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나왔다고 해당 지역 전체의 가격이 떨어졌다고 볼 수 없고, 서울 전체 지수가 상승했다고 개별 단지의 하락 거래가 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문제는 이런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채 하나의 숫자로 시장 전체를 규정하는 데 있다. 상승세를 강조하려면 서울 전체 지수뿐 아니라 지역별 편차와 거래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하락세를 주장할 때도 일부 단지의 거래 사례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비교 시점과 면적, 거래 조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 대통령이 언급한 ‘놀라울 정도로 떨어진’ 주요 지역 역시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의 어떤 주택을 언제와 비교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객관적인 데이터를 국민에게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면 통계를 나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상승과 하락을 보여주는 지표를 같은 기준으로 공개하고, 서로 다른 통계가 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지 설명해야 한다.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의 낙관이나 시장의 비관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다.
집값이 오르고 있다는 말과 떨어지고 있다는 말 사이에서 먼저 물어야 할 것은 누구의 집값이냐는 질문이다. 서울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묶인 주택시장도 지역과 가격대, 주택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시장을 정확히 읽는 일은 자신이 원하는 숫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숫자를 함께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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