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시 유족에게 지급되던 사망보험금을 이제는 가입자가 생전에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30일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KB라이프 등 5개 생명보험사가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1차로 출시했다. 기존 65세 이상이었던 적용 연령을 55세로 낮췄으며 1차 출시 규모는 41만4000건(23조1000억 원)에 달한다. 내년 1월 2일까지는 모든 생명보험사로 확대(75만9000건·35조4000억 원) 될 예정이다.
이번 상품은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9억 원 이하) 을 담보로 계약·납입기간 10년 이상이면서 보험료 납입이 완료된 가입자가 대상이다. 별도의 소득이나 재산 요건은 없으며 사망보험금의 최대 90%까지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1억 원 중 90%를 유동화해 55세부터 20년간 받으면 사망보험금 1000만 원과 함께 매달 평균 12만7000원을 연금처럼 수령할 수 있다. 유동화 시점과 수령 기간은 선택 가능하며 중단이나 조기 종료, 재신청도 할 수 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종신보험은 유족의 생활 안정을 위한 사후소득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의료비·간병비 등 생전 활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퇴직 이후 소득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은 정기적인 노후 생활비는 물론 의료비·돌봄비 등 단기 목돈 지출, 유족 보장 기능까지 고려해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노령연금 수급자는 총 601만 명으로 60~74세가 19.1%로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96만여 명, 유족연금 수급자는 108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령층의 연금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 중 60세 이상 비중이 35.5%로 가장 높았다. 은퇴 이후 안정적 소득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고령층의 노후소득 공백을 완화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이날(30일) 한화생명 시청 고객센터를 방문해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 출시 현장을 점검하고 직접 관련 상품에 가입했다. 이 위원장은 “보험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노후 지원 제도를 지속 확대하겠다”며 “내년 1월까지 전 생보사가 유동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사망보험금 유동화와 같은 노후대비형 보험상품을 지속 개발하고 자회사·부수업무 확대 및 신탁 활성화 등 제도적 지원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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