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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일본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낮추면서 한국 자동차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16일(현지 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7월22일 미국과 관세 협상을 체결했으나 세부 사항이 정리되지 않아 품목별 관세가 유지됐다. 미국 정부가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낮춘 것은 일본과의 세부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에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25%로 유지되고 있다. 한국은 현재 미국 정부와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며 대미 투자 금액 3500억 달러에 대한 해석이 갈리며 의견차를 좁히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의 관세 차이가 유지된다면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기업과의 가격 차이가 발생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는 같은 급의 일본 차량보다 더 저렴하거나 기본 사양을 더 많은 넣는 등 ‘가성비’를 무기로 일본 차량과 경쟁해 왔다.
예를 들어 현대차의 소나타 베이스 트림은 미국 시장에서 약 2만6900달러에 판매되며 도요타의 캠리는 약 2만8400달러에 판매된다.
준중형 세단의 경우 기아 K4가 약 2만1990달러에 판매되며 현대차 엘란트라는 약 2만3220달러에 판매된다. 반면에 도요타 코롤라는 약 2만3460달러에 판매되며 혼다 시빅은 약 2만5400달러로 일본 차량이 대체적으로 가격이 높다.
그러나 관세 영향으로 현대차·기아 차량 가격이 오르면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기아는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높은 관세를 부담하면서 차량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그만큼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5.8% 감소하며 관세 타격이 실적으로 드러났다. 기아 역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4.1% 감소했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하기도 여의치 않다.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차종 중 한국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차종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주력 차종인 소나타는 과거에는 미국에서 생산됐으나 2019년 이후부터 한국 아산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이 외에 아이오닉 6와 기아 EV4 등 전기차 모델도 한국 생산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과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협상을 통과시켜 자동차 관세를 낮출 필요가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자동차 관세 인하의 대가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35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투자를 한국이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협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도 최대한 빨리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도록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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