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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2.50%로 유지했다. 4회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선 후 올해 2월과 5월 금리를 낮춘 바 있다.
1500원을 위협하는 고환율과 좀처럼 식지 않는 부동산 열기로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성장세 회복을 예상하면서도 결국 금리를 손대지 않았다. 전망이 불투명한 것이다. 한국 경제에 내우외환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9%다. 2023년과 2024년 우리 경제는 각각 1.4%와 2.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세다.
이는 우리 경제가 성장동력을 잃은 데 있다. 한국 경제는 1980년대 후반까지 연평균 10% 내외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50년이 지난 지금 중화학 공업은 경쟁력이 떨어져 퇴조하는 추세이나 아직도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이다.
그러다 보니 IMF의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 규모는 지난해 1조 8697억 달러에서 올해 1조 7903억 달러로 감소하고, 순위도 12위에서 13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5위에 올랐던 스페인은 1년 새 명목 GDP가 성장하면서 한국을 추월해 12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2016년 세계 GDP 10위권에 진입했던 우리나라는 장기 성장 부진으로 최근 10위권 바깥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자동차·조선·철강·이차전지·통신장비·기계 등 13개 주요 업종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12개 업종 모두 중국에 뒤졌다.
한·미 관세협정에 따라 미국은 한국상품에 대해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이와 더불어 한국은 현금 투자 2000억 달러, 조선업 협력 투자 1500억 달러 등 총 3500억 달러의 대미투자를 한다. 현금 투자는 연 200억 달러 범위에서 10년에 걸쳐 하고 조선업 협력 투자는 기업 주도로 추진한다. 대미 투자는 이것만이 아니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 기업들은 별도로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상호관세 부과에 따라 대미수출이 위축될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거의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해 왔다. 우리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0% 이내임을 감안하면 대미수출은 적자 위험이 크다. 국가채무는 1301조 9000억 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국가채무가 증가하면 국가신인도가 떨어지고 심한 경우 국가가 부도위기에 처한다.
경제성장을 위해 구조개혁과 신산업 발전이 필수적이다. 구조개혁으로 체질 강화와 생산성 제고를 꾀해야 한다. 최근 KDI는 우리 경제가 노동자 업무, 기술혁신, 경영체제 등 총요소생산성이 떨어져 국내 투자 부진에다 해외투자만 증가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K기술 5년 계획’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해 인공지능(AI)은 물론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의 첨단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동시에 분야별 AI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친노조 정책인 노란봉투법 등은 기업을 옥죄는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법 개정은 행동주의 펀드의 기업공격을 용이하게 하고 소송 남발을 가져올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하기 좋은 여건 조성에 힘쓰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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