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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칼을 빼 들었다. 민주당이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내란 종식’과 ‘사법 개혁’의 걸림돌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조 대법원장은 6.3 대선을 앞둔 지난 5월 전원합의체를 통해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해, ‘대선 개입’ ‘사법 쿠데타’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정치적 편향 논란’의 중심에 서며 재판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상황이다.
특히 사법부가 최근 전국법원장회의를 통해 대법관 증원·법관 외부평가에 반대하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반기를 드는 등 조직적 저항 움직임을 보인 점도 ‘조 대법원장의 사퇴 불가피’라는 결론에 한몫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5일에도 조 대법원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주옥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5월 올린 ‘조희대 사퇴 권고문’을 인용하며 “조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 내부에서 신뢰를 잃었고, 대법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편향적이라는 법원 내부의 평가가 그때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 독립, 법원의 정치적 중립은 조 대법원장 본인 스스로가 어긴 것 아닌가”라며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헌법에서 가장 중죄가 내란, 외환죄”라며 “내란 수괴 혐의자 윤석열을 날짜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 탈옥, 석방시킨 지귀연 판사가 잘한 것이냐, 박근혜 재판 때와 달리 침대축구를 하고 있는 지귀연 판사가 지금 잘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중앙지법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하고 말고는 입법 사항”이라며 “내란전담재판부는 조희대의 정치적 편향성, 지귀연 판사의 침대 축구가 불러온 자업자득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12.3 내란에는 꿀 먹은 입으로 침묵하고 대통령 후보 바꾸기를 획책하더니 내란 심판에는 ‘재판 독립 ’운운하는 조희대 대법원장부터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내란전담재판부는 법원의 별도 독립기구가 아니다”며 “지금 법원이 번번이 늑장 내란 재판으로 딴죽을 거니,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전담재판부로 속도를 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은 14일 SNS를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사법 독립을 위해서 자신이 먼저 물러남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당시 2심에서 치밀하게 재판한 과정을 통해서 무죄가 나왔다. 이것을 다시 대법에서 심리하려면 모든 사건 기록들을 봐야 하지만 제대로 보지도 않고 며칠 만에 파기환송 해버렸는데, 이건 정치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렇다면 뒤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대법관들에게 어떻게 이 판결을 함께하게 했는지 등 관련해서 조 대법원장은 법률과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고 탄핵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여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며 거들었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 법사위원장의 조 대법원장 공개 사퇴 요구와 관련해 “아직 저희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국회가 어떤 숙고와 논의를 통해 헌법 정신과 국민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가장 우선시되는 국민의 선출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서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권의 사퇴 요구에 조 대법원장이 쉽게 물러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사법 개혁에 대해 사법부가 집단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의 사퇴는 자칫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발 방식과 수위에 대한 조 대법원장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입법부와 사법부 간 전면전 양상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대통령실의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법치 파괴’ 폭주이자 선출 독재의 상징적 장면”이라고 맹비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전국 법원장들은 ‘대법원 구성과 법관 인사제도는 사법권 독립의 핵심 요소’라며 내란재판부, 대법관 증원, 법관평가제에 우려의 목소리를 연일 내고 있다. 그러자 민주당은 오히려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총공세를 퍼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행정부까지 입법부의 무리수에 보조를 맞추며 사법부 수장을 정조준한 것은 권력분립의 균형을 뿌리째 흔드는 위험한 신호”라며 “국회가 사법부 독립을 지켜야 할 책무를 버리고 ‘재판 길들이기’에 앞장서는 참담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머릿속에는 국민도, 법치도 없다. 오로지 지난 대선에서 발목 잡힌 ‘선거법 파기환송’의 앙금만 남아 있을 뿐”이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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