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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무기가 등장했다. 바로 광케이블 유선 자폭 드론이다.
드론은 이제 기존의 전자전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며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동체에 감긴 수십km 길이의 광케이블을 통해 교신하기 때문에 전파 방해, 범지구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숙련된 조종수는 숲과 건물 사이로 드론을 초저공 운용하며 적진 깊숙이 침투시켜 핵심 시설을 정밀 타격한다.
드론 전문가 새뮤얼 벤데트는 드론을 “후속 공격의 길을 열어 주는 개척자”라고 평가한다. 광케이블을 통한 고속 데이터 전송으로 실시간 고해상도 영상과 정밀 타격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광케이블 드론의 최대 강점이다. 전장에서의 드론 운용은 2024년 하반기부터 급속히 확산되어, 우크라이나 전쟁 사상자의 70~80%가 드론 공격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러한 위협은 더 이상 멀리 떨어진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북한은 이미 대량의 소형 드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저비용·고효율 무기인 광케이블 드론을 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수도권과 주요 사회기반시설(SOC)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핵심 시설들이 그 사정권에 들어온다. 기존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와 전자전 장비로는 초저공으로 침투하는 광케이블 드론을 탐지하고 요격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한국형 광케이블 드론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탐지 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 광케이블 드론은 무선주파수(RF) 신호를 발산하지 않으므로 기존 레이더만으로는 탐지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 적외선(IR), 열영상, 광학 기반 감시체계를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드론의 형태와 비행 특성을 식별하고, 초저공 비행 드론 특유의 음향을 탐지하는 다중 음향센서망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물리적 요격 수단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전자전 교란이 불가능하므로 레이저 무기, 스마트 산탄 요격포, 고속 요격 드론 등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이 필수적이다. 특히 고출력 레이저는 드론 본체뿐 아니라 광케이블까지 절단할 수 있어 매우 유효하다. 요격용 소형 드론이 광케이블을 감아 끊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셋째, 다층 방어구역화를 통해 주요 시설을 보호해야 한다. 주요 시설 주변에 10km·5km·2km 등 방어 구역을 설정하고 각 구역의 특성에 맞는 탐지-추적-요격 기능을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광케이블 드론은 반드시 지상 통제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역공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 AI 기반 감시·정찰(ISR) 드론을 접경지대와 해안에 띄워 발진지와 통제소를 조기에 탐지하고 타격하는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은폐된 드론 발진소와 통제소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사정포, 순항미사일, 자폭 드론 전력화가 절실하다.
광케이블 드론에 대한 대응은 단순한 방공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국의 국방기술 혁신, AI·로봇·광학 산업의 성장, 그리고 국가 기술 주권 확보와 직결되는 생존 전략 차원의 일이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같은 한국형 드론 돔(K-Drone Dome) 구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와 군, 산업계가 모두 힘을 모아 차세대 방어체계를 하루빨리 현실화해야 한다. 광케이블 드론은 이미 우리의 문턱까지 다가오고 있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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