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화재 막아라”… ‘고내열 분리막’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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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350도에서도 견디는 고내열 분리막 개발 완료… 고객사 평가 중”
WCP, 최대 400도에서도 견디는 고내열 분리막 개발 중… 생산성도 우수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4 14:02:34

배터리의 화재 안전을 위한 핵심 소재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계가 300도를 웃도는 고열에서도 견딜 수 있는 ‘고내열 분리막’ 개발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의 안전성 강화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4일 분리막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리막 업체 1위인 SK아이테크놀로지(SKIET)는 섭씨 350도 고온에서도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 고내열 분리막을 개발 완료해 고객사의 평가를 받고 있다.

배터리는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4대 핵심 소재로 이뤄져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 양극·음극의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오가면서 에너지를 충전·방출하는 구조다. 여기서 양극재와 음극재가 직접 맞닿으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분리막이 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분리막에는 리튬 이온만 이동할 수 있는 미세한 기공이 있어 열폭주 화재는 막으면서도 배터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안전판’인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인천 청라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분리막 업계가 고온에서도 그 형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내열성을 갖춘 분리막을 개발해 내년 중 적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SKIET 관계자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분리막은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인데, 화재 예방에는 내열성이 중요하다”며 “SKIET가 높은 수준의 내열성을 갖추기 위해 내부적으로 연구를 지속한 결과 최대 350도까지 견딜 수 있는 분리막을 개발 완료했고 고객사 2곳과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SKIET에 따르면 개발 완료된 고내열 분리막은 기존 공정을 활용해 제조 원가의 변동 없이 안전성을 끌어올려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SKIET는 1261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성을 높여 적자 탈출에 힘써야 하는 상황에서 고내열 분리막이 해결사가 될지 주목된다.

업계 2위인 더블유씨피(WCP)도 200도의 고온에서도 형상을 유지하면서 300도까지 견딜 수 있는 고내열 분리막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일부 제품의 경우 SKIET의 고내열 분리막보다 높은 최대 400도까지도 견디는 제품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CP는 2차전지용 분리막을 개발·생산하는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업계 2위다. 최근엔 세계 최초로 5.5m에 달하는 넓은 폭의 분리막 생산라인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WCP 관계자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200도의 고온에서도 형상을 유지하면서 300도까지 견딜 수 있는 고내열 분리막을 개발하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개발 중인 일부 제품은 최대 400도까지도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내열 분리막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대형 배터리셀 업체와 논의 중에 있다”며 “5.5m 광폭 분리막 생산라인을 활용한 고내열 분리막 생산도 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안전성 또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고내열 분리막은 실제 배터리에 내년께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내열 분리막이 실제 배터리에 적용될 때에는 배터리셀 업체 등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내열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