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아이폰이니까” 불만 나와도 애플 충성 고객은 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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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인텔리전스·통화 녹음 추후 업데이트·디자인 유지 등 혁신 부재 지적
1차 물량 매진·애플스토어 문전성시… “가장 중요한 건 브랜드 가치”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3 12:27:19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6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음에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부재와 혁신의 부재가 지적받아도 애플의 브랜드 파워는 굳건하다는 평가다.

22일 오후 명동에 위치한 애플스토어를 찾았다. 주말을 맞아 새로운 아이폰을 체험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아이폰16는 역대 최초로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하며 국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핵심이 되는 인공지능(AI) 기능 ‘애플 인텔리전스’가 내년부터 적용되는 것이 알려지며 비판 받았다.

또한 갤럭시에서는 가능하고 아이폰에서는 불가능한 대표적인 기능이었던 통화 녹음 역시 아이폰16에서 도입됐으나 구입 직후에는 사용할 수 없고 연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디자인 면에서도 이전 모델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어 기기를 변경할 동기가 부족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애플스토어에서 실제 아이폰16을 체험해봤다. 우측 하단 카메라 컨트롤 버튼으로 빠르게 카메라를 켤 수 있는 점과 다채로운 촬영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인상적이었으나 애플 인텔리전스는 향후 업데이트 될 것이라는 안내만 나오는 등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적었다.

애플스토어를 찾은 소비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애플스토어를 찾은 한 소비자는 “아이폰 16 프로를 구하기 위해 재고가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주말에는 재고 업데이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하지만 최대한 찾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새 기종을 많이 기대했는데 기대한 만큼은 아니라서 솔직히 마음이 좀 식었다”며 “기기변경 안 하다가 아이폰 17이 나왔을 때 바꾸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이폰16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으나 아이폰의 국내 인기는 여전히 건재하다. 아이폰 16 한국 1차 물량이 사전 예약 하루 만에 소진됐으며 아이폰16 출시일 애플스토어 매장이 문을 열기 전에 소비자들이 줄을 서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여기에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아이폰16 프로가 신제품과 거의 같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IRP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아이폰을 구매한 고객의 75%는 기존에 사용하던 기종이 오래됐거나 분실·파손·도난으로 교체했다고 응답했다.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도 아이폰을 쓰다가 때가 되면 새로운 아이폰을 구입하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온디바이스 AI가 스마트폰 업계의 뜨거운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애플의 AI 도입 시기가 늦어지며 ‘AI 지각생’이라는 평가도 있었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애플 충성고객의 힘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에 AI를 적용한다고 했을 때 AI가 스마트폰 시장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기대도 많았으나 기술적 진보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가치다”며 “아이폰 16이 이대로 흥행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