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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별이니 여우볕이니 하는 말은 요즘은 잘 쓰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는 이런 표현 참 많이 쓰면서 자랐는데 아쉬움이 많다. 여우비라는 단어도 참 많이 썼다. 세월 따라 단어도 기억 에 묻힌 채 멀어지고 있다.
살별은 헬리혜성처럼 꼬리가 달린 별을 이른다. 별똥별하고는 다르다. 별똥별은 꼬리를 달고 떨어지는 ‘유성’을 말하지만, 살별은 빛나는 꼬리를 끌고 다니는 별이다.
살별의 꼬리 빛이 세차면 ‘살차다’라고 하고, 이런 살별이 나타나면 불길하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유성과 살별의 차이는 ‘떨어지는 것인가, 돌고 있는 것인가’의 차이에서 온다고 보면 된다. 여우볕은 ‘비나 눈이 오는 날 잠깐 비쳤다가 다시 없어지는 볕’을 말한다. 여우비와 그 개념이 비슷하다.
어린 시절 갑자기 비가 오고 금방 개면 ‘여우비’가 왔다고 했다. 이 말은 우리가 여우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교활하고 변덕스러운 것이 여우를 닮았다는 뜻이다. ‘장마철의 여우볕’이란 말이 있다. ‘어떤 것이 모습을 나타냈다가 곧 숨어 버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여우볕에 콩 볶아 먹는다’는 말은 ‘행동이 매우 민첩함’을 이른다. 번갯불보다는 훨씬 문학적인 표현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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