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대원 "수백억 공사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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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렉스청라 분양 0% 충격
시공사 공사비 321억 미지급
시행사 회장 “기사 쓰면 고소”

임진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23 16:05:16

▲ 2023년 10월 완공된 중고차 매매단지 ‘오토렉스청라’ 신축 건물 전경. 현재 이 건물은 분양실적 0%를 기록 중인 상황이다.

칸타빌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중견건설사 ㈜대원이 인천 오토렉스청라 공사비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원은 인천 청라국제도시 중고차 매매단지를 책임준공했지만 공사비 321억 원(부가세 별도)을 받지 못한 탓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오토렉스청라 신축사업을 관리한 우리자산신탁은 23일 시공사 대원이 시행사 오토렉스청라로부터 도급공사비 944억 원 가운데 623억 원만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대원은 도급계약상 받아야 할 공사비 321억 원(부가세 별도)을 떼인 셈이다. 우리자산신탁은 책임준공형 관리신탁 계약에 따라서 오토렉스청라㈜를 대신하여 신축사업을 관리했다.

대원은 2020년 12월 책임준공 조건으로 오토렉스청라 신축공사를 수주했다. 시행사 오토렉스청라는 시공사 책임준공 확약과 가계약 40%를 조건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대원 상영규 부장은 “시행사가 분양율이 전무한 부실 사업장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탓에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단지 사업이 좌초한 이유는 부진한 분양실적이었다. 사업성에 대한 리스크를 시공사 책임준공 확약으로 극복했지만 분양계약이 단 1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시행사는 가계약 고객 40%를 제시하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오토렉스청라는 새마을금고와 한화투자증권 등이 참여한 대주단으로부터 PF 대출 1390억원을 받고 부족한 사업자금 280억 원은 분양자금으로 메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계약 고객은 대부분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애써 모은 수분양자 11명도 계약을 취소했다. 분양률이 0%라는 충격적인 결과는 결국 공사비 미지급이란 사태를 낳았다. 우리자산신탁은 “코로나19 사태 상황이 심각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강화되자 계약자들이 일제히 계약을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공사는 “가계약서 자체가 조작된 게 아니라면 어떻게 분양률 0%가 가능하겠냐”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충북을 대표하는 중견건설사 대원은 2023년 시공능력평가에서 6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오토렉스청라 공사비 미지급으로 적자를 기록한 탓에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선 98위로 밀렸다. 대원은 2022년 당기순이익 213억 원대를 기록했지만 2023년엔 당기순손실 504억 원대를 기록했다.

대원은 못 받은 공사비가 500억 원대라고 주장했다. 사업부지에서 폐기물이 발견돼 도급계약에 없던 추가 공사를 떠맡았고 최근 건설 원가 상승으로 인한 건설비 증가까지 포함하면 미지급 공사비가 5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등 금융사도 PF 대출 원리금을 거의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데일리가 시행사에 연락하자 오토렉스청라 신현운 회장은 고소를 언급했다. “우리도 120억 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신 회장은 시공사 입장을 담은 기사를 쓰면 당장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시행사 입장을 알려달라고 하자 신 회장은 “더 이상 전화지 말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임진영 기자 jy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