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이 위에 있고 바람은 밑에 있다. 주역에서는 바람은 나무를 뜻할 때도 있다. 즉 물속에 나무가 있는 모습이다. 얼핏 이해가 가지 않지만 수풍(水風) 정(井)이라는 뜻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워진다. 우물하고 관련돼 있으니 우물에서 물을 깃는 나무 두레박을 연상하면 된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 올리는 상황이다. 음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우물의 물은 맑고, 차고, 깨끗해야 한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관리해야 하고 여러 사람이 나눠야 한다. 혼자 독차지 하면 안 된다.
기업경영을 보면 조직인 물이 위에 있고 전략인 바람(나무)이 아래에 있는 상황이다. 우물속의 물은 퍼낸 만큼 계속 솟아오르고 넘치지 않는다. 만약 물을 퍼내지 않으면 고여 썩게 된다. 항상 깨끗이 유지해야 한다.
조직도 변화 없이 기존 것을 고집하고 현상만 유지한다면 온갖 부패와 악습이 고착돼 망하게 된다. 끊임없이 외부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전략과 방향으로 조직을 쇄신해야 오래가고 생산성도 높아진다.
새로운 제품들의 개발이 성공적이고 계속해서 후속 제품들이 이어지면 성공에 도취해 망각하는 것이 있다. 수익률 관리가 그 것이다. 단지 목표대비 양적인 이익을 창출한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투입된 자원 대비 아웃풋을 관리해 효율과 효과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성숙기 생존 전략 중 하나인 ‘지속적인 원가절감’도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같이 확인해야 한다. 제품의 공급 리드타임을 단축시키는 것에만 만족해서는 안 되고 내부 관리 리드타임도 단축시켜야 한다.
궁극적으로 재고 감축을 통해 유지비용과 부가 낭비를 제거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7번째 단계에서 조직의 변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도입했던 ‘주간 계획 및 실행’의 관리주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유지해야 한다.
판매계획 세분화
단순히 제품이 많이 팔리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고객에게 어떤 제품이 팔리고 있는지 또한 재고회전율까지 감안해 분석해야 한다. 다량의 제품을 구입하면서 재고회전율까지 높은 고객이 가장 바람직한 고객이다. 재고유지 부담 없이 빨리 가져가기 때문에 유지비용 또한 줄일 수 있다.
반면 소량의 제품을 가끔 사가는 고객과는 거래 형태를 바꿔야 한다. 적은 물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제조라인 운영에 변화를 줘야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 수량이 적기 때문에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하게 된다. 지역별, 인구통계학별로도 시장을 상세 분석하고 수익성에 기여하는 정도를 측정,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수익성과 회전율을 분석해 보면 생각보다 고객에게 유리한 제품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맹목적인 고객만족이 과연 어떤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냉철히 분석해야 한다. 특히 이 제품들 중에서는 제품 주기 상 쇠퇴기 단계에 위치하는 제품들도 발견된다.
구색 맞추기 식의 제품관리는 지양해야 한다. 전개된 제품을 단종 및 폐기 단계에서 중점 분석 후 수익성을 중심으로 과감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수요예측 주기 단축
일반적으로 수요예측은 어렵다는 이유로 한 달에 한번 꼴로만 실시한다. 예측 자체를 통제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기를 단축시켜야 한다. 어쩌다 한 번 해보고 조정하는 것 보다는 자주 해보고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특정 패턴을 발견하면서 손쉬운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최근 수행하는 수요예측 주기는 주 단위로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편차와 변동폭을 줄이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론 처음에는 “어렵고 귀찮은 작업이다”는 불만이 쌓일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가 축적되고 추이분석이 가능해 지면 이전엔 볼 수 없었던 현상이 보이면서 다방면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일단 보이기 시작하면 관리를 할 수 있고 측정이 시작되면 통제가 가능해 진다.
관리를 통한 수요예측의 변동폭이 줄어들면 후속 공정인 생산계획, 라인운영, 공급 및 배달의 주기도 같이 동기화 시켜야 한다. 변동폭이 줄어들면 줄어드는 편차만큼 중간 중간의 재고도 줄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주간 생산계획 실행
생산계획과 실적을 관리하는 주기도 주간 단위로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 잦은 관리는 관심을 유발하게 된다. 관심을 가지게 되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이기 시작한다. 계획과 실행이 같이 주간단위로 동기화되면 실적 분석 주기도 덩달아 줄어들게 돼 발생에 대한 조치가 빨라지게 된다.
원인파악 및 분석 기간이 줄어들게 되면 이는 곧바로 라인가동에 영향을 준다. 긴급 주문에 따른 불시 변경을 줄일 수 있어 생산라인 안정화 및 인력 수급 조절도 용이해 진다. 전반적으로 가동률 향상에 기여하게 된다.
손익분기점 도달 시간 관리
수익성 관리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기존에 손익 분기점 도달에 따라 투자회수율을 관리하던 차원에서 벗어나야 한다. 손익분기점 도달까지의 시간을 관리해 단축기간만큼의 기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신제품 개발 전략을 운영하는 것이다.
과거 HP는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매년 신제품의 매출 비중을 별도의 지표로 관리하면서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자 했다. 이때 집중 관리했던 지표 중 하나가 BEPT (Break Even Point Time)다. 당시 까지만 해도 많은 기업들이 손익 분기점을 달성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HP는 더 많은 신제품들이 조기에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손익분기점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관리했다. 간혹 수년에 걸쳐 시간과 자본을 투입했지만 너무 늦게 성공 할 경우 기회 손실 비용도 같이 감안해서 관리해야 한다.
손익분기점 도달시간이 계속 길어지는 제품들에 대해서는 속히 잊고 중도에 포기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왜냐하면 성숙기의 시장은 성장기와 달리 시장의 성장이나 이익 증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성장기 기준 시각으로 제품을 개발하다 투자 대비 효과가 예상보다 적게 실현돼 결과적으로 적자를 보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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