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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에 이어 생산금융이다.
임종룡 회장이 이끄는 우리금융그룹이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총 2조 원을 투입한다. 어려운 계층을 지원하는 상생금융에 이어 한국경제의 미래를 이끌 10대 전략산업에 집중투자하는 생산적금융을 선보인다.
우리금융그룹은 30일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강화를 위해 80조원 규모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첫 실행 카드로 그룹 공동투자펀드 1호 결성과 우리투자증권을 통한 모험자본 투자를 올해 안에 동시에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임종룡 회장은 우리금융그룹 자체 자금으로만 펀드를 조성해 책임투자 기반을 바탕으로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해 첨단산업을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이 투자할 K-첨단전략산업은 반도체와 2차전지, 인공지능(AI), 바이오․백신, 항공우주․방산, 디지털콘텐츠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임종룡 회장의 행보를 칭찬했다. 오정근 학회장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에 집중했던 은행 등이 펀드를 만들어 국가전략산업 분야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면서도 “미래지향적 건전성 기준으로 엄격하게 심사하여 부실여신이 증가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이 수반되는 투자 특성을 감안해 리스크 관리 체계도 고도화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첨단전략산업 특성을 반영한 기술평가 모형과 업종별 리스크 관리 기준을 정교하게 손질하고, 이를 생산적금융 자산운용 전반에 적용할 방침이다. 단기 차입 중심 정책금융을 보완하면서도 재무 건전성을 지키는 민간 주도 자본 공급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과감한 행보는 이자 장사에 치우쳤다는 은행권 비판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가계대출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자금을 돌리고, 은행과 증권, 운용, 캐피탈을 아우르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적극 활용해 자본시장 기반 모험자본 공급자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생산적금융 전환의 첫 단추는 우리자산운용이 12월에 설정할 2000억 원 규모 우리 미래동반성장 첨단전략 사모펀드다. 가칭 그룹 공동투자펀드 1호인 이 펀드는 우리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보험,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가 직접 출자하는 100% 내부 자금 구조로 설계됐다. 외부 투자자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금융그룹 자체자금만으로 책임투자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우리금융그룹은 우리미래동반성장 첨단전략 사모펀드를 필두로 향후 5년간 자체 자금 7조 원을 생산적금융에 투입할 계획이다. 임종룡 회장은 9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공동투자펀드(1조원)와 모험자본 투자(1조원), 생산적금융 펀드(5조원)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험자본 투자도 12월부터 시작한다. 우리투자증권을 축으로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불확실성도 높은 기술기업과 벤처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해, 업종과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메가펀드에 일부만 출자하는 소극적 방식에서 벗어나 강소 벤처캐피털과 중소형 펀드를 중심으로 소싱 채널을 넓혀 민첩하고 유연한 투자를 집행하는 전략이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플랫폼 디노랩이 전초기지 역할을 맡는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벤처파트너스 등은 디노랩과 기업금융 채널을 연계해 유망 초기·성장단계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이들을 공동투자펀드와 모험자본 투자의 핵심 후보군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단순 자금 제공을 넘어 스타트업 성장 전 과정을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실행력을 뒷받침할 내부 시스템도 정비했다. 지난 10월 출범한 첨단전략산업금융협의회에는 증권, 자산운용, 은행 IB, 사모투자 등 9개 계열사가 참여해 원팀 체계를 갖췄다. 이 협의체는 유망 딜 발굴과 사전 심사, 투자 구조 설계까지 전 과정을 공동 수행하는 컨트롤타워로,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정교한 구조화, 사후 관리까지 한 번에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그룹 공동투자펀드 결성과 모험자본 투자집행은 우리금융이 약속한 생산적금융의 실행력을 시장에 보여주는 첫걸음이다”면서 “1호 펀드를 시작으로 우리금융이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속도감 있는 생산적금융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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