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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경제형벌 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핵심은 형벌 중심 규제서 벗어나 실효적인 책임 부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는 강한 금전적 제재를, 민생과 직결된 경미한 위반에는 과잉 형벌을 걷어낸다.
당정은 30일 ‘2차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총 331개 규정을 대상으로 형벌·과징금 체계를 재정비한다. 지난 9월 1차 방안에 이은 후속 조치다. 기존 형사처벌 위주의 제재가 불공정 거래를 막는 데 한계가 있었고 오히려 경제활동과 일상에 부담을 줬다는 판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당정 협의 모두발언에서 “기업의 중대 위법행위에는 대폭 강화된 과징금 등 금전적 제재를 부과하고 고의성이 없는 경미한 행정위반은 형벌 대신 과태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주의 형사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불공정 거래와 정보 유출 같은 중대한 위법행위는 실효적으로 억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중대 위법행위에는 과징금이 대폭 강화된다. 불공정 거래, 담합, 시장지배력 남용 등이 대상이다.
대기업이 납품업자의 거래를 부당하게 방해하면 정액 과징금 상한은 최대 50억원까지 올라간다. 담합의 경우 과징금 한도는 100억원, 정률 기준은 매출의 30%로 높아진다. 위치정보 유출 방지 의무를 소홀히 한 기업에는 형벌 대신 과징금을 최대 5배 부과한다.
제재 방식도 바뀐다. 즉시 형벌을 부과하던 구조에서 벗어난다. 먼저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형벌과 함께 고액 과징금을 부과한다. 무작정 처벌이 아니라 위법 행위를 멈추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대로 고의성이 없거나 단순 행정상 실수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빠진다. 캠핑카 튜닝 후 검사 미이행, 아파트 관리비 서류 미보관, 인력 변경 미신고 같은 사안은 과태료 중심으로 전환된다. 전과자 양산 우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사업주의 형사 리스크도 함께 완화된다.
당정은 책임성·보충성·형평성 등 원칙에 따라 입법을 추진한다. 반복 위반에는 가중 제재를 적용한다. 중소기업 등이 규제를 몰라 위반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한 안내도 병행한다.
경제형벌의 무게중심이 바뀌고 있다. 형벌보다 책임을 먼저 묻겠다는 것이다. 실효성과 민생을 함께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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