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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산업의 구조 개편 등이 요청되고 있다. 한국 석유화학산업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글로벌 공급 과잉, 중국의 자급률 상승, 화석연료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몰아치면서 전남 여수와 충남 서산시 대산읍, 울산 등 주요 산업단지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무역통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주요 3대 최종 제품 기준 대중 수출 비중은 2020년 36%에서 2024년 26%로 하락했다. 기초 화합물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NCC) 설비를 보유한 국내 대형 석유화학업체 9개사의 석유화학 부문 합산 영업실적은 2022년 3893억 원에서 2024년 – 1조1722억 원으로 적자 폭이 급증했다.
더 큰 문제는 석유화학업체들의 누적된 실적 부진이 여수와 서산, 울산 등 주요 석유화학단지 지역의 지방세 수입 급감으로 직결되며 지역경제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에 경쟁력을 상실한 범용 제품 중심의 생산구조를 가진 여수는 2024년 지방세 징수율이 전년 대비 26.8%나 감소했다.
이에 이재명정부가 석화 산업을 구하고자 이달 안에 ‘석화산업 구조 재편 방안’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산업 구조 개편에 나선다고 해 주목된다. 이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업 재편과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은 채 공급 과잉 해소를 기업들의 자발성에 맡기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 정부는 2년간 긴급 경영안정자금과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정책금융 등 각종 지원을 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 지역경제의 일시적 연명에 초점을 맞춘 임시방편적 처방이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신규 투자를 끌어내고 경쟁력을 회복시킬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선 탈(脫)탄소 기반의 청정 화학으로의 전환이 긴요하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에서 공급 과잉과 함께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변화는 탄소 국경조정제도와 각국의 저탄소 규제 강화로 대표되는 탄소 중심의 무역 질서 재편이다. 주요 시장인 유럽연합(EU)과 미국 등도 탄소 집약도가 높은 석유화학제품에 점점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더 늦기 전에 저탄소 전환 기술을 통해 새로운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석유화학산업의 탈탄소 전환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이를 실행에 옮기는 산업 역량과 정책적 지원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현재 석유화학업계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원료 생산과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클러스터 구축 등 일부 분야에서 자체적인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전기가열로나 메탄 열분해 수소 생산, 산업용 히트펌프 등은 투자 부담으로 기업들의 단독 추진은 어렵지만, 민·관 협력 모델을 통해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이 지급된다면 충분히 도입될 수 있는 기술이다.
탈 탄소 전환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된 지금, 이재명정부에서 참고할 수 있는 정책은 유럽의 ‘청정산업 딜'(Clean Industrial Deal)이다. 이는 산업 경쟁력과 탈탄소를 목표하는 정책 패키지로, 탈 탄소 전환 계획이 명확한 기업과 시설에 한해 보조금과 대출,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한다. 이재명정부도 선별적·전략적 지원으로 민간투자 위험을 분담하고, 탈 탄소 전환으로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축을 격상시키길 바란다. 이는 수출주도형 산업으로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유지에 기여하는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확보 방안임을 인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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