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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포브스지 선정 2025년 세계 10대 강국 6위에 랭크되었다. 일본은 8위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독일에 이어 7위가 프랑스, 9위 사우디아라비아, 10위가 이스라엘이다. 20세기 들어 식민지를 삼은 나라와 식민지였던 나라 순위가 바뀐 것은 우리뿐이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광복절 80주년 기념 사업회가 ‘주제 1.’로 내세운 ‘빛나는 독립운동, 희생과 헌신의 역사’보다 ‘주제 2.’의 ‘자랑스러운 80년, 대한민국의 여정’이 메인 테마로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일본보다 더 강대한 우리가 항일과 독립을 외치는 모양새가 좀 그렇기 때문이다. ‘항거’나 ‘독립’은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하는 것이니까.
다시 말해 우리가 연합국 승리로 해방과 더불어 잃었던 국권, 즉 빛을 되찾은 것(光復)도 기려야 하지만 3년 뒤 같은 8월15일 출범한 대한민국 정부가 성공적으로 국가 건설(nation building)을 해내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의 빛을 투사하고 있는 것을 더 경축해야 하지 않느냐 말이다.
뒤돌아보면, 우리는 실로 가슴 뛰는 국가를 건설했다. 1970·80년대 타임지는 ‘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충만한 나라, 대한민국(SOUTH KOREA, Land of the ‘Can Do’ Spirit)’이라는 제하의 기사로, 또 뉴스위크는 ‘한국인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로 희망찬 대한민국을 다뤘다. 이런 대한민국 정부 탄생 축하 케익은 내일 광복절 행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북한은 정권 수립(일명 9·9절)은 물론 당 창건일(10월10일)까지도 김일성·김정일 생일과 함께 4대 명절로 경축한다. 8월15일 해방절은 일제에서 해방된 날로 축소 해석된다. 1960년대 초만 해도 북한은 “쏘베트 용사들이 찾아 준 내 나라, 영광찬 강산을 낙원으로 꽃폈네”라며 해방절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었다. 하지만 소련이 서방과 평화 공존을 추구하자 김일성은 이를 수정주의라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항일투쟁으로 독립을 쟁취했다고 스스로를 우상화하면서부터 해방절은 쏙 들어갔다.
이처럼 광복 80년의 이면에는 분단 80년이 존재한다. 그전까지만 해도 남북은 같은 땅, 한 백성이었다. 오늘날 풍요를 누리는 대한민국이 굶주림의 공포와 극심한 인권 탄압에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해방시킬 때 한민족의 진정한 광복이 완성될 것이다. 아무리 늦어도 광복절 100주년은 통일 한국으로서 맞이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부단히 부국강병을 추구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 분단이 국제 역학 구도의 산물이듯 통일도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변 4강이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원하는 것이 현실이긴 하나, 캠프 데이비드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물론 일본도 최초로 한반도 통일을 명시적으로 지지한 바 있어 우선 미·일 양국부터 우리의 통일 후원 세력화해야 할 때다.
이러한 취지에서 광복 90주년에는 우리와의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미국인과 일본인들을 포상하는 행사를 병행하면 어떨까? 광복절날 미국은 몰라도 일본은 좀 그렇다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2024년 작년 한 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882만 명, 내한 일본인이 322만 명에 이르고 우리 남성들이 일본 여성을 배우자로 맞이하는 붐이 일고 있는 것을 보면 한·일 양국 국민은 이미 앞선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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