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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나라 밖에서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
해외 각국 국익 확보 위한 물밑 움직임 활발
이 판에 민주당 反시장·反기업 입법 독주 중
서슬 퍼런 트럼프 2기 최대 피해자 될 수도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4-12-18 00:02:59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태평양 건너 미국에는 지는 해와 뜨는 해의 명암이 확연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에 줄을 대기 위한 세계 각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선제 대응으로 혹시 자국에 미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갖은 인맥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국가가 일본이다. ·현 정부 인사가 총출동해 트럼프 1기 시대의 미·일 관계의 복원을 노린다. 참석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트럼프는 취임식에 중국 시진핑 주석을 초청했다. 중국은 트럼프 체제의 추가 제재에 대비해 미국의 동맹국과 관계 개선을 서두름과 동시에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 부양 실탄을 잔뜩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 행보도 빠르다. 트럼프 2기에 불어닥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분담금 확대 요구 등에 대응해 유럽 국가들이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의 끈을 다시 죄고 있다. 한편으로 프랑스는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식에 트럼프를 초대하는 등 개인적 친분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트럼프 관세 위협에 영국은 유럽연합(EU)에 손을 내밀고, EU는 중국과 공동 보조를 취하기 위해 손을 잡을 기세다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는 곧 시작될 수 있는 휴전에 대비해 트럼프 눈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접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폭탄의 1차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멕시코는 중국산 단속 강화로 트럼프 비위를 맞춘다. 한편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재협상을 시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기도 하다.
 
나라 밖 지구촌의 이런 움직임에 한국은 보이지 않는다. 탄핵 정국으로 무정부 상태가 되면서 자칫 글로벌 왕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펼쳐질 글로벌 정세 재편 과정에서 한국의 위상이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한국 경제이고, 그 주체는 기업이고 각 개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은 정부 대신 독자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국 경제인 간의 정기 모임으로 5년 만에 재개된 한미 재계 회의에 역대 최대 규모인 40여 명의 재계 사절단이 참가해 2기 트럼프노믹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민간 외교전을 펼쳤다. 탄핵 정국으로 국가 정상화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에도 양국 제조업 협력의 지속성을 확인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정국은 불안하더라도 경제는 살려야 한다고 거대 야당이 자주 언급하고 있다지만 과연 실제 행동을 그렇게 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할 수 없다. 이 판에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시장·기업 입법 독주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감이 끝났는데도 국회의 기업 군기 잡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정부 공무원에 더해 기업인까지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내 괴롭히는 행위가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내우외환으로 백척간두에 선 기업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이들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지 못해 안달하는 듯하다. 미래 산업 R&D 등을 포함해 예산을 대폭 삭감해 놓고 나중에 부족하면 추경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현 정부의 실정을 최대한 유도하고, 자신들이 집권하면 생색을 내보겠다는 얄팍한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전히 세계는 미국 중심이다. 다음 정권의 수장인 트럼프에 줄을 대기 위해 각국의 공식·비공식 라인이 총가동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탄핵을 주도한 세력들의 국제 정세에 대한 안목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
 
2차 탄핵안에서 폐기되긴 했지만 1차에 윤석열 정권이 소위 가치 외교라는 미명으로 지정학적 균형을 도외시한 채 북한·중국·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정책을 고집해 동북아에서 고립을 자초하였다는 문구가 적시되어 있다. 아직도 구시대적 이념과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들이 집권 세력이 되면 나라를 어디로 몰고 갈지 짐작이 가고 남는다. 트럼프 2기 정권이 벼르고 있는 서슬 퍼런 칼날 앞에서 한국이 버텨 낼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폴 크루그먼이 은퇴하며 올린 칼럼 세계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를 읽다 보면 깊은 소회가 차오른다. 미국뿐만 아니고 한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분노가 넘쳐나고 이를 틈타 악한 자들이 권력을 잡는 암울한 현실이 되풀이되고 있다. 낙관론은 실종되고 비관론만 난무한다. 탐욕이 넘쳐 나고 불법·탈법·편법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끊임없이 위협한다
 
한국은 이 모든 악조건에 무방비로 노출된 초(超)위험 국가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제압해야 할 적으로 간주하면서 반목과 질시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공회전시키고 있다. 여기서 제동을 걸지 않으면 국격은 수직 급락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모두가 불행해지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정신 차리고 깨어 있는 시민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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