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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에 있는 ‘뜻밖의 미술관’에서 김규리 사진작가의 ‘만날 수 없는 곳에서 마주치지도 못할 시간을 기다리다’ 사진전이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일상에서 순간을 찍는 스냅사진에서는 보기 힘든 예술로서의 사진이 갖는 해석과 감상의 즐거움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일반적으로 사진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이 말한 것처럼 ‘결정적 순간’의 미학으로 정의된다. 풀이하면 의미가 드러나는 찰나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면서 엄격한 조형적 형태가 일치하는 1000분의 1초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예술이라는 뜻이다.
반면 김 작가는 눈으로 본 순간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사진과는 다르게 접근한다. 직접 보거나 경험한 풍경 위에 그곳에서 떠올린 생각과 감정 또는 상상이 결합한 기억을 끄집어내 사진으로 재구성했다.
그는 작업노트에서 “본 작업은 실재하는 장소에서 출발한다”며 “오래된 기와지붕, 전통 건축 양식의 붉은 기둥, 낮은 나무 담장과 같은 구체적인 풍경은 처음에는 단순한 기록처럼 보이지만 그 위에 머물러 있으면 어느 순간 그곳에서 떠오르는 상상들이 겹쳐 기억의 형태로 변환된다”고 말한다.
이어 “이 기억은 현실과 상상이 동시에 깃든 풍경으로 낯설지만 익숙한 장면을 만들어낸다”고 전한다.
전시에는 총 20점의 작품이 출품됐는데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상업사진이 갖는 대중적인 설득력을 모두 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다른 눈에 띄는 점은 작품마다 제목과 해석이 따로 붙어 있지 않아 사진을 감상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해석의 여지를 남겨 놓은 점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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