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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워싱턴D.C. 경제적 타격 심화와 항공편 취소·지연, 해외 미군기지 근로자 급여 미지급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AP통신은 8일(현지 시간) 워싱턴D.C.의 식품 배급소와 구호 기관에 식량을 제공하는 캐피털 에어리어 푸드 뱅크가 연휴 전 도움을 필요로 할 사람들이 급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피털 에어리어 푸드 뱅크는 올해 예산 연도 기준으로 이미 약 20% 증가한 800만 끼를 더 제공했고 워싱턴 D.C. 근처인 매릴랜드 주 두 지역과 버지니아 주 북부도 지원한다.
배급소와 구호 기관에 사람이 급증하는 이유는 워싱턴D.C.가 미국에서 연방 공무원이 가장 많아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연방 공무원 약 15만 명(전체 공무원의 약 20%)이 워싱턴D.C.를 거주지로 삼는다. 셧다운 기간 동안 워싱턴D.C.의 교통 시스템을 이용하는 연방 직원 수는 9월 이용률과 비교해 약 25% 감소했다.
그레이터 워싱턴 레스토랑 협회는 이미 계절적 매출 감소와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으로 수입이 적었던 워싱턴D.C.의 음식점들이 셧다운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루킹스 메트로 연구원 트레이시 해든 로는 “연방 직원들의 재량 지출에 의존하는 지역 사업체는 매출이 높은 시기인 10~12월에 셧다운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많은 음식점들은 연말 매출 증가에 의존해 연간 수익을 맞춘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사들은 8일(현지 시간) 셧다운으로 인한 연방항공청의 항공 운항 감축 명령에 1000편이 넘는 항공편을 취소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공항이 120편의 항공편 취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샬럿 공항과 뉴저지 주 뉴어크 공항은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운항이 지연되기도 했다.
연방항공청은 40개 주요 공항을 대상으로 한 모든 상업 항공사에 대한 감축이 4%에서 10%까지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교통부 장관 숀 더피는 정부 셧다운이 계속되면 항공 관제사가 더 많이 결근해 추가 항공편 감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 전국 항공 관제사 협회는 대부분의 관제사가 셧다운 동안 주 6일 의무 초과근무를 무급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부업으로 생활비를 벌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전체 항공 화물의 거의 절반이 여객기 화물칸에 실려 운송되기 때문에 항공편 취소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엘리베이트 항공 그룹 CEO 그렉 레이프는 “항공기 운항 감축이 계속되면 관광업과 제조업 등 경제 전반에 추가 손실이 파급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셧다운은 화물기 운항부터 비즈니스 미팅 참석, 관광객 이동까지 모든 분야에 영향을 줘 연쇄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의 급여 지급도 중단됐다. 이탈리아 외무부는 8일(현지 시간) 5개 미군 기지의 2천여명의 이탈리아 노동자들이 10월분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아비아노 공군기지 노조 간부 안젤로 자카리아는 “아무도 책임을 느끼지 않고 답도 없는 터무니 없는 상황”이라며 “이 상황은 이탈리아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재무부는 정부가 나서서 약 1만1000명의 현지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했다.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독일 정부가 셧다운이 끝나면 미국으로부터 상환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투갈은 미국과의 협정에 따라 무급휴직이 인정되지 않아 현지 근로자들이 돈을 받지 못하지만 출근하고 있다. 스페인도 정부가 1000명이 넘는 현지 근로자의 급여 문제를 해결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 린다 빌메스 교수는 미군기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현지 근로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빌메스 교수는 “셧다운이 지속되면서 급여 지급이 장기간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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