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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민 한국외국어대학교 도시·미학 교수의 ‘도시는 다 계획이 있구나’는 도시의 계획·디자인·운영에 대한 책이다.
“도시 재생의 진정한 미학은 ‘재생’이라는 단어 자체에 함축되어 있다.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죽었던 것이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던 생명력이 새로운 형태로 깨어나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도시는 우연이 아니다. 아침에 문을 나선 순간부터 밤의 골목을 돌아 집에 오기까지, 우리가 스치고 머무는 모든 장면에는 누군가의 마음과 판단이 배어 있다.
횡단보도의 폭, 벤치의 위치, 간판의 높이, 보도블록의 섬세한 경사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수많은 선택의 합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삶의 질로 돌아온다.
책은 보행·장소·데이터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계획의 미학이 어떻게 공간의 격을 만들고 재생의 철학이 어떻게 도시를 지탱하는지 보여 준다.
해가 강한 오후에도 그늘을 따라 걸을 수 있게 하는 가로수의 간격, 아이가 앉아 쉬어도 좋은 벤치의 높이, 어르신과 유모차가 함께 지나갈 수 있는 보도의 폭, 밤길을 안심하고 걸을 수 있게 하는 조명의 색온도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계획의 결과다. 도시의 이런 디테일은 보행량·체류시간·공실률 같은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
책은 △버려진 선로를 산책로로 바꾼 뉴욕의 하이라인 △자동차의 속도를 사람의 속도로 낮춘 바르셀로나의 수퍼블록 그리고 청계천·서울로7017·성수·문래 등 서울의 모습을 통해 도시가 작동하는 원리를 보여 주는 한편 오늘 우리 동네에서 무엇을 먼저 바꿀지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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