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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은 재검토돼야 한다. 정부가 8077억 원을 들여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 일대 새만금 지역에 추진 중인 새만금공항 건설은 경제 및 관광 활성화, 물류 인프라 확충 등의 명목 아래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공항 건설은 경제성 부족, 다양한 환경적 위험성과 생태계 파괴 우려가 커 사업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서울행정법원 1심 법원 판결이 나왔다. 군산시 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새만금공항 기본 계획을 취소하라”며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국토부의 사업 계획은 안전성과 환경적 영향에 대한 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져 취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국토부가 항공기의 조류 충돌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공항부지 인근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충남 서천갯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새만금공항은 경제성이 없는데도 문재인정부 때 ‘국토 균형발전’이란 명분으로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지역 균형발전)이, 침해될 공익(항공 운항 안전성 확보 및 생태계 보존)을 상쇄할 만큼 중요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했다. 법원이 경제성과 안전성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하는 정부의 ‘선심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제동을 건 것이다.
새만금공항 부지의 연간 조류 충돌 예상 횟수는 최대 45.92회(반경 13㎞ 기준)로 인천국제공항(2.99회), 군산공항(0.048회)의 수십~수백 배에 달한다. 작년 12월 여객기가 새 떼와 충돌하며 참사가 발생한 무안 국제공항(0.072회)의 637배다. 게다가 공항 부지에서 7㎞ 떨어진 서천 갯벌은 습지보호지역,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이곳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더욱이 새만금공항은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군산공항이 있는 데다 차로 1시간 반 거리(143㎞)에 있는 무안 국제공항과도 수요가 겹친다. 2029년 73만 명이 새만금공항을 이용할 것이라는 국토부 예측도 과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다.
실제 올해 1~8월 군산공항 여객 수는 15만810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3만1842명)보다 줄었다. 국토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국 15개 공항 중 11곳은 지난 10년간 만성 적자 상태다. 시설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에만 엄청난 혈세를 쏟아붓고 있는 사례를 본다면 국토의 균형발전이니 지역경제 활성화니 하는 주장은 설득력을 찾기 매우 어렵다. 가덕도, 대구·경북, 제주2공항 등 전국에서 10개의 공항이 추진되고 있어 이 또한 정밀 검토가 요청된다.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은 좋지만 실효성 없는 사업을 반복하는 것은 결코 발전에도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러한 실효성이 떨어지는 국책사업을 찬성하고 밀어붙이려는 일부 정치인,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투자기관, 건설업자, 토호 세력, 시민단체 등이 서로 얽혀서 국토를 삽질해 돈을 벌려는 토건 카르텔 세력의 이익 추구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강한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
사안이 이렇기에 새만금공항이 과연 지금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생태 환경, 경제성, 지역 수요, 그 어느 측면에서도 납득할 수 없는 이 사업은 즉시 중단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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