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고액체납자 엄정 대응, 재산 은닉 꼼수 안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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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이혼·배낭에 금괴 숨기고 수표 다발 쓰레기로 위장
매년 상·하반기 재산추적조사 결과 공포해 경각심 고취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1 12:17:11

▲ 국세청은 양도소득세 미납분 강제 징수를 피하고자 배우자와 위장 이혼한 사례를 소개했다. 국세청

# A씨는 양도소득세 미납분의 강제 징수를 피할 목적으로 배우자와 위장 이혼했으나 국세청은 이를 적발했다. A씨는 수도권 소재 B 아파트를 양도한 후 취득 금액을 허위로 신고해 양도소득세가 부과됐으나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위장 이혼 후 C 아파트를 재산 분할해 배우자에게 증여했다. 국세청은 A씨 배우자를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하고 A씨에게 증여받은 C 아파트를 처분금지 가처분 조치했다.

# 국세청은 양도소득세를 체납한 체납자의 거주지를 수색집행 해 평소 지니고 다니던 등산 배낭 속에서 발견한 금괴뭉치 수 백돈 등과 안방 서랍장에서 현금 및 귀금속을 발견해 총 3억원을 징수했다. 체납자는 양도소득세를 무신고하고 양도대금 중 5억 원을 100만원권 수표로 출금한 뒤 은행 지점 15곳을 방문해 현금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강제 징수를 회피하려 했으나 과세 당국의 눈을 피하지는 못했다.

# 국세청은 체납자 주소지를 수색집행 해 신문지를 덮어 쓰레기로 위장한 10만원권 수표 다발을 발견하고 총 5억원을 징수했다. 앞서 과세 당국은 A씨의 금융계좌에서 수억 원의 수표가 발행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표 지급정지 조치를 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체납액 부족분을 채울 수 없어 수색집행을 진행했다.

▲ 국세청은 10일 고액상습체납자를 적발해 재산추적조사와 강제징수를 진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연합뉴스

국세청은 10일 고액상습체납자를 적발해 재산추적조사와 강제징수를 진행한 사례를 소개하며 ‘엄정 대응 원칙’을 밝혔다. 과세 당국은 지능적·변칙적 수법으로 강제징수를 회피하거나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고의적으로 체납 세금을 내지 않는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엄정하게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세무서 추적조사전담반 지속적 확대 △지방청·세무서 간 업무 협력 △강도 높은 현장징수활동·적극적인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세금 납부를 회피한 채 재산을 은닉하거나 호화생활를 누린 고액상습체납자 710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위장 이혼, 특수관계 종교 단체 기부, 편법 배당 등 강제징수 회피(224명) △차명계좌·명의신탁부동산·대여금고에 재산 은닉(124명) △해외 도박, 명품가방 구입, 주소지 허위 전입·고가주택 실거주 등 호화·사치 체납(224명) 등으로 파악됐다.

성기원 국세청 사무관은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금 체납자들 대상으로 압류·공매 등의 강제징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은닉 혐의가 있으면 더욱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다”면서 “재산추적 조사는 자료에 언급된 710명 외에도 재산 은닉 혐의가 있는 모든 고액상습체납자를 대상으로 체납 세금을 완납할 때까지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건전한 납세 문화를 유도하고 체납자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체납 세금은 반드시 징수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과세 당국은 배우자와 서류상으로만 이혼하고 실제로는 동거하면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 한 사례, 특수 관계에 있는 종교 단체 등에 재산을 기부하거나 친인척에게 상장 주식을 증여한 사례, 법인의 배당 가능 이익을 부풀려 편법 배당한 사례 등 지능적·변칙적 세금납부 회피 행위에 소송과 고발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아울러 세금 체납 전후 특수 관계인 명의로 부동산을 명의신탁하거나 소득을 차명계좌로 수령한 체납자, 은행 대여금고를 통해 고가 재산을 숨긴 체납자 등 납세 능력이 있음에도 고의적으로 체납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에도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소유권 말소등기 청구 소송, 차명계좌 추적, 대여금고는 봉인·압류 등의 재산추적 조사가 이뤄진다.

도박과 명품 가방 구입 등 호화·사치 생활을 하는 체납자는 실거주지와 사업장을 비롯한 재산 은닉 혐의 장소에 탐문과 잠복·수색을 통해 강도 높은 현장 징수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는 재산추적조사, 명단공개, 출국금지 등 모든 강제징수 수단을 총 동원하여 엄정 대응할 것이며 생계형 체납자는 최대한 분납을 유도하고 납부기한 연장, 납세담보 면제, 압류·매각 유예 등 세정지원을 적극 실시하는 등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해 고가 미술품·수입명차 리스, 상속지분 포기 등 신종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실시하고 탐문·수색 등 현장 징수활동을 한층 강화해 총 2조 8천억 원을 현금 징수하거나 채권 확보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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