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경찰 10명이 시민 1명’ 尹지지자 전방위 포위한 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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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헌재까지 평화 대행진 한 시민들
체포 우려에도 나온 이유 “목숨보다 소중한 자유 지키려”
“경찰 열 명이 시민 한 명 포위한 꼴” 채증 사복 경찰 등장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20 15:12:45

▲ 19일 오후 8시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한 청년이 경찰 지휘대 앞에서 홀로 시위를 하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헌법재판소는 ‘국민 저항권’을 주장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1인 시위’가 이어졌다. 이들은 신고 집회를 하지 않고 ‘조직’이 아닌 ‘개인’으로서 자발적으로 헌재 앞에 모여들었으나 헌재는 비상근무에 들어갔으며 경찰은 다섯 겹이 넘는 차 벽을 친 후 이들을 압박했다. 현장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채증을 이어가는 모습이었으며 통신채증용 차량으로 추정되는 통신사 차량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에 대한 ‘도 넘은 폭도 프레임’ 씌우기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20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경찰 추정 1500여 명의 시민은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서부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평화 대행진’을 한 후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 대통령 구속에 항의했다. 이들은 오후 2시 경계가 삼엄한 서부지법 앞에 모여 ‘부정선거 검증하라’ ‘STOP THE　STEAL’ ‘탄핵 폭주 내란 선동 STOP’ 등이 적힌 푯말을 들고 행진을 시작했다. 당시에 온라인에서는 ‘경찰 서부지법 근처 기지국 압수수색 후 건물 내 들어가기만 해도 최소 징역 3년 이상, 건물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응원만 해도 전원 처벌당함’ 등의 글이 확산하고 있었다.

사실상 경찰 체포를 염두에 두고 모인 20·30 청년들이었다. 서울 강남에서 온 29세 남성은 스카이데일리에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자유’다. 자유를 지키러 나왔다”라고 했다. 경기 김포에서 온 40세 남성은 “체포영장이 불법이며 구속 또한 불법인데, 시민 경찰 체포 소식까지 전해지니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30대 남성은 “앞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헌법재판소 두 곳을 압박해 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집회 구호’를 외치며 평화시위를 이어갔으나, 경계 태세는 ‘비상’ 수준으로 격상한 모습이었다.

안국역 2번 출구를 중심으로 5겹 6겹의 기동대를 배치했으며 헌법재판소 앞 2차선을 차 벽으로 막았다. 헌법재판소도 비상근무를 알리며 언론에 “헌재 관계자는 이날(19일) 오전부터 시위대가 헌재로 행진한다는 뉴스가 있어서 현재 방호원과 내부 직원들이 비상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30분쯤 헌법재판소 담을 넘어 경내로 진입한 남성 등에 대한 현행범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경찰은 차 벽을 헌법재판소 안까지 치며 경계수위를 더욱 올린 모습이었다.

▲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윤 대통령 구속을 규탄하는 평화 시위를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까지 도보로 하여 진행했다. 독자제공

특히 헌법재판소 앞 로터리에서 열린 집회를 현장 채증하는 듯한 인력도 대폭 보강된 모습이었는데, 헌법재판소 울타리 위로 사복을 입은 경찰관 3명은 삼각대에 카메라를 들고 시위대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현장 통신 채증을 위해 동원된 듯한 한 통신사의 대형 차량도 목격됐다. 해당 차량은 경찰차 벽 중간에 있었는데, 참여자들은 “통신 채증을 하는 것으로 우리는 불법 집회를 하러 온 것이 아닌 개개인이 평화 시위를 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무결함을 주장했다.

오후 8시부터 9시쯤이 되자 경찰은 현장에 남아있던 100여 명의 시민을 향해 ‘미신고 불법 집회’를 경고하며 해산할 것을 권고했으며, 거리를 경찰기동대 등으로 채운 후 시민들을 전방위 압박했다. 이들은 “우리가 폭력을 저지르느냐?”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라고 언급하며 다소 실랑이를 벌이다가 해산했다. 이곳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이 정도 경찰이 동원된 거면 최소 1만에서 10만 명은 모여야 했다. 누가 봐도 경찰이 한 명의 참여자를 10명의 경찰이 포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혀를 찼다.

▲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앞 시위현장에는 사복 차림 경찰관의 현장 채증 모습(맨 윗 사진 하얀색 동그라미) 등과 통신사의 통신 채증 등을 위한 차량(아래에서 두 번째 사진) 등이 포착됐다. ⓒ스카이데일리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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