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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관계하다’라고 하면 ‘참견을 하거나 끼어들다’ 혹은 ‘육체적 교섭을 갖다’라고 생각한다. 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관계’의 사전적 정의는 ‘1. 둘 또는 여러 대상이 서로 연결되어 얽혀 있음. 2. 사회적으로 규정되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성. 3. 여러 대상이 서로 연결되는 구체적인 양상’으로 되어 있다.
이 말이 언제부터인가 ‘성적인 관계를 맺다’라는 의미로 변질되고 있어서 세태의 흐름이 원망스럽다. 예를 들면 “이 약을 먹는 동안에는 부인과 관계하지 마시오”라고 하는 표현도 있을 정도로 의미가 변질되었다. 물론 완곡어법이라는 것은 알지만 지나치게 원래의 의미에서 멀어진 것이 아쉽다.
원래 관(關)이란 빗장이라는 뜻이다. 대관령을 기준으로 관서와 관동으로 나누었다. 전통 한옥의 대문에서 ‘양쪽을 가로질러 잠그는 막대기’를 빗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새와 요새를 연결하는 관문이 필요했고, 관과 관을 연결한 것이 ‘관계(關係)’였던 것이다. 외적을 막고, 국방의 의미로 쓰이던 단어가 어쩌자고 남녀의 성적인 문제로 변하였을까. 오호, 애재라!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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