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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주식에서 수익을 얻으면 추가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국내 주식에서는 수익을 실현한 뒤 매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에는 위험 분산을 위해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을 병행하는 ‘보완관계’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 해외주식을 국내주식의 대체재로 인식하는 ‘대체관계’가 강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3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들어 국내외 주식 간 매매 방향이 반대로 나타나며 대체관계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개인의 국내 및 해외 주식 투자 패턴은 양자를 동시에 순매수하는 보완관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2024년 2~7월에는 국내 주식을 14조 원 순매도하고 해외주식은 83억 달러 순매수했다. 최근인 2025년 7~10월에도 국내 주식은 23조 원 순매도한 반면 해외주식은 103억 달러 순매수하는 등 상반된 매매 패턴이 이어졌다. 2020~2021년에는 해외주식 순투자 규모가 2018~2019년의 10배를 웃돌았지만, 당시에는 국내 주식에서도 대규모 순매수세가 동반됐다. 이는 최근 흐름과 대조적이다.
올해 9~10월 미국과 한국 증시가 모두 호조를 보이고, 국내 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지 만(KOSPI 28.9%, S&P500 5.9%), 개인투자자는 해외주식을 순매수하고 국내주식은 순매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최근 대체관계가 강화된 배경으로는 수익률 차이와 환율 요인이 지목됐다. 장기간 이어진 한·미 증시 간 수익률 격차로 인해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낮고 미국 증시에 대한 기대는 높은 상태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환율 상승과 고환율 기대가 이어지며 해외주식 투자 시 환차익 기대까지 더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실증 분석 결과, 국내외 주식 모두 장기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수록 순투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보였다. 다만 단기 수익률 상승 시 해외주식은 순투자가 증가한 반면, 국내주식은 순투자가 감소해 국내 증시가 상승할 경우 국내주식은 매도 흐름, 해외주식은 추가 매수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한·미 증시 간 수익률 기대 격차가 축소될 경우 개인 투자자금의 국내 환류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러한 격차가 장기간 형성된 만큼 단기적인 수익률 개선만으로 투자자의 기대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 등 제도 개선을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장기 성과와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주가·금리·환율 등 주요 지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금융불균형 누증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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