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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제도가 국내 기업집단의 대표적인 조직 형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체제 밖 계열사와 국외 계열사를 활용한 우회 지배 및 사익편취 유인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지주회사 소유·출자 현황 및 수익구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92개 가운데 총수가 있는 지주회사 전환집단 45개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지주회사 및 자·손자·증손회사 자산총액이 기업집단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집단이 분석 대상이다.
분석 결과 지주회사 전환집단 수는 2016년 8개에서 2025년 45개로 10년간 5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공시집단의 절반 수준으로 지주회사 제도가 국내 기업집단의 대표적인 지배구조 형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소유구조를 보면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에 대한 총수 평균 지분율은 24.8%,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은 47.4%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2016년 이래 10년간의 추세를 살펴보면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의 지분율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큰 변화가 없다.
전환집단 대표 지주회사의 총수 및 총수일가 지분율은 각각 27.7%, 46.9%로 일반 공시집단 대표회사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출자구조 측면에서 전환집단의 평균 출자단계는 3.4단계로 일반 공시집단 평균(4.6단계)보다 낮았다. 이는 지주회사 체제에서 허용되는 출자단계 제한과 수직적 출자 원칙이 출자구조 단순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이 직접 적용되지 않는 국외 계열사와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를 통한 우회 구조는 여전히 존재했다. 지주회사가 국외 계열사를 거쳐 국내 계열사에 간접 출자한 사례는 32건으로 집계됐다.
또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 384개 가운데 약 60%인 232개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로 분류됐다. 이들 가운데 26개 회사는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지분율은 9.97%에 달했다.
공정위는 “이와 같은 총수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체제 밖 계열사가 지주회사의 상단에서 지분을 보유하는 옥상옥(屋上屋) 구조는 지주회사 체제가 지향하는 수직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총수가 있는 전환집단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2016년 16.0%에서 2025년 12.35%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반 공시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변화가 없었다.
집단별 편차는 컸다. 기존 전환집단 가운데 국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반도홀딩스였으며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셀트리온이다. 다만 셀트리온의 경우 국내 내부거래 비중은 급감한 반면 국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58.5%포인트 증가했다.
수익구조 분석 결과 전환집단 대표 지주회사의 매출액 가운데 배당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1.5%로 가장 높았다. 일부 지주회사는 매출의 70% 이상을 배당수익에 의존했다.
특히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료 수취 규모는 1조404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3.0%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534억 원 증가한 수치다.
공정위는 지주회사들이 배당 외에도 다층적이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무형자산인 브랜드를 활용해 계열사 이익을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로 이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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