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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다수가 한국의 첨단·신산업 분야 기업 규제 수준이 미국·일본·중국 등 경쟁국보다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규제 혁신을 위해서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으며, 국회의 최근 입법 활동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이가 규제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3일 전국 4년제 대학의 경제학·경영학·행정학과 교수 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규제혁신 정책과 주요 규제 이슈에 대한 전문가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7%는 한국의 첨단·신산업 분야 기업 규제 수준이 경쟁국보다 높다고 답했다. ‘경쟁국과 유사하다’는 응답은 19.2%, ‘경쟁국보다 낮다’는 응답은 4.1%에 그쳤다.
첨단산업과 신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규제혁신 제도로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원칙 허용, 예외 금지)’이 61.6%(복수 응답)로 가장 많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현행 포지티브 규제 체계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기업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입법 활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부정적 인식이 더 컸다. 응답자의 46.6%는 최근 국회의 입법 활동이 규제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8.4%,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0%였다.
현 정부의 규제혁신 정책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응답자의 58.5%가 현 정부의 규제혁신 정책 추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27.9%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규제 합리화라는 목표 설정’(57.0%), ‘규제혁신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53.1%), ‘수요자 중심·성과 지향·속도감 있는 규제혁신’(39.8%) 등이 꼽혔다.
한편 최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요구한 ‘새벽배송 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다수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의 78.5%가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했고, 찬성은 18.3%에 그쳤다. 반대 이유로는 ‘직장인·맞벌이 가구 등 소비자 편익 저해’(58.7%), ‘택배기사들이 새벽배송을 원함’(41.9%), ‘관련 일자리 축소 우려’(37.2%) 순으로 나타났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반도체 등 첨단산업 패권 경쟁에서 각국은 보조금과 세제 지원 등으로 자국 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거미줄 같은 규제 장벽을 걷어내고,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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