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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구도와 남북 관계 악화 속에 평화공존 전략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적대 정책을 폐기하고 신뢰 회복 조치에 나섰지만 북·러 밀착과 북·중 협력 강화로 한국의 외교적 공간이 축소되고 있다는 우려가 국회 토론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한반도 평화공존 전략’ 토론회에서 정동영·정준호 더불어민주당의원을 비롯해 김문수·김상욱·김병주·양부남·이성윤·이언주·장경태·주호영 의원은 “전쟁 없는 평화공존의 시대를 열겠다”며 입법과 정책적 노력을 약속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축사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라 전쟁 걱정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김기정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이정철 서울대 교수가 발제를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태림 전 국립외교원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발제자로 나선 이정철 교수는 ‘평화주의 한국의 길’을 주제로 “한반도를 둘러싼 신냉전 구도는 북한에는 외교적 기회가 될 수 있으나 한국에는 위기 요인이 된다”며 “한국은 전략적 모호성과 대립 구도를 넘어서 평화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비통제를 핵 군축과 동일시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 선제적 평화 조치가 긴장 완화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 명예교수는 “남북 관계는 오랜 분단과 전쟁의 역사를 거치며 단절과 대결을 반복해 왔다”며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2000년 6·15 공동선언이 보여주었듯 남북 관계를 공존과 공동 번영의 틀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 협력의 상징적 성과였지만 정치적 갈등으로 중단됐다”며 “이제는 남북이 함께 책임지는 평화공존 체제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북·러 군사동맹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최소 5년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재명 정부 임기 내내 북러 협력이 한반도 정세의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힘에 의한 평화론을 앞세워 수정주의적 행태를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이러한 변화를 냉정히 인식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평화공존 전략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림 교수는 “한반도 평화공존 전략은 단순히 남북 관계의 문제가 아니다”며 “미·중 전략 경쟁, 북·러 협력, 동북아 다자 질서 속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맡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견 국가로서 한국이 외교적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평화공존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지를 점검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평화가 민생 경제의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며 제도적 기반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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