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보험·공시·ESG… ‘중대재해관리’ 칼 빼든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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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용평가·대출약정 시 중대재해 이력 명시
중대재해 시 보험료 15%↑, 안전 인증 땐 10%↓
상장사, 중대재해 발생 즉시 거래소 공시 의무화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7 12:00:00

중대재해가 발생한 기업은 신용평가에 영향을 받고 대출심사가 강화된다. 보험료도 할증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와 투자 판단에도 중대재해 여부가 직접 반영된다. 이번 정책으로 중대재해가 투자 배제 요인으로 명확히 자리잡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대재해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 세부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엔 은행 대출, 보험, 정책금융, 자본시장 공시·평가 등 전 금융 부문에 걸쳐 중대재해 발생 여부를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을 통해 건전성 유지를 위한 규율 강화와 동시에 안전 투자와 예방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은행권은 기업의 중대재해 이력을 신용평가 항목과 등급조정 기준에 명시적으로 반영한다. 또한 한도성 대출약정에 ‘중대재해 발생’을 감액·정지 요건으로 추가해 여신 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한다. 주택금융공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심사 역시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차등 감점과 보증 제한이 가능하다. 반대로 안전보건 인증을 받은 우수기업은 보증료율 우대를 확대 적용받는다.

보험 분야에서는 중대재해 발생 기업의 보험료가 최대 15% 할증되는 반면, 안전경영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최대 10% 할인 혜택을 받는다. 적용 대상은 중대재해배상책임보험·건설공사보험·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보증보험 등이다. 정책금융기관은 안전설비 투자 기업에 대한 금리 우대(최대 0.8%p 감면), 산업안전 우수기업 대상 대출한도 확대, 보증료 인하 등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신설해 예방 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산업안전보건공단 선정 안전우수 기업이나 노후 설비 개선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이 집중된다. 이는 금융이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안전 문화 확산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게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상장회사는 중대재해 발생 사실과 중대재해처벌법상 형사판결 결과를 거래소에 즉시 공시해야 한다. 또한 사업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최근 2~3년간 발생한 중대재해 현황과 대응 조치를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ESG 평가도 강화된다. 평가기관은 중대재해 발생을 ESG 평가에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기관투자자들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 개정을 통해 투자 판단 시 중대재해 여부를 고려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가 주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켜야 할 행동 원칙으로, 기업의 장기적 가치와 사회적 신뢰를 함께 고려하는 기준이다. 이번 개정을 통해 중대재해가 투자배제 요인으로 명확히 자리잡게 됐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중대재해 #중대재해처벌법 #스튜어드십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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