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다이소의 건기식 도전 성공할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4 00:02:30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유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다이소 역시 약사회의 반발에도 건기식 판매를 지속하며 카테고리 확장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기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성공을 거둔 전략을 적용해 건기식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 다이소가 건기식 시장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펼칠 경우 ‘가격 경쟁력’만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이소는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의 건기식 판매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다이소는 일양약품·대웅제약·종근당건강과 협업해 3000~5000원대의 저가 건기식을 출시했으나 약사회의 강한 반발로 일양약품이 불과 닷새 만에 철수했다.

약사회는 “건기식이 약국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일부 약사들은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의 일반의약품을 반품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약사회의 대응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여론이 급변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약사회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다이소와 제약사들은 여론이 우호적이라고 판단하고 건기식 판매를 지속하기로 했다.

다이소가 건기식 카테고리 확장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뷰티 사업에서의 성공 경험 때문이다. 2010년대부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지만 한동안 ‘저품질’ 이미지로 인해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한국콜마·코스맥스·코스메카코리아 등 대형 제조사들과 협업하며 제품의 신뢰도를 높였고 이를 통해 매출 성장률이 급격히 상승했다.

다이소는 국내 대형 제약사들과 협업해 브랜드 신뢰도를 확보하고 소용량·소포장 방식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저렴하지만 믿을 만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이소의 전략이 건기식 시장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화장품이나 생활용품과 달리 건기식은 소비자들이 성분과 효과·브랜드 신뢰도를 꼼꼼히 따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이소의 접근법이 한계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다이소는 그동안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19년부터 매년 품질 불량으로 리콜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중국산 스테인리스 클리너에서 납 성분이 과다 검출돼 리콜된 사례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다이소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504건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이번 건기식 제품이 대형 제약사에서 제조한 것이지만 ‘다이소 = 저품질’이라는 소비자 인식을 극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이소가 건기식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치열한 건기식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