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이오토 美·日위령제 참석 검토… 헤그세스 장관도 함께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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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들 “이시바 내각이 트럼프정부와의 공조 의지 표명한 것”
故아베 현직 때 일본군 유해수습 시찰 방문 후 12년 만… “이례적”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3 17:03:06

▲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3월 최대 격전이 벌어진 이오토(이오지마)에 성조기가 꽂히는 장면. 양측 전몰자 2만9000명이 발생했으며, 특히 일본 측은 이른바 '옥쇄'(전멸)로 기록됐다. A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격전지 이오토(硫黃島)를 이달 29일 찾아 미·일 전몰자 합동위령식에 참석할 것을 조율 중이라고 교도(共同)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직 총리의 이오토 방문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3년 4월 일본군 유골 수습 작업 시찰차 현지를 찾은 지 12년 만이다. 아베에 이어 이시바의 이오토 방문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의 공조 강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올해 위령식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양국 합동위령식에 총리의 참석은 이례적"인 일로 짚었다. 이시바 총리는 9일 열린 집권 자민당 당대회에서 태평양전쟁 관련해 "다시 한 번 역사를 겸허하게 배워 일본 평화가 존엄한 희생 위에 있음을 생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이튿날인 10일 도쿄 대공습 80주년 행사에 보낸 메시지에서도 "비참한 전쟁의 기억과 교훈을 가슴에 새기며 세대를 넘어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리가 이오토 방문을 통해 태평양전쟁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강고한 미일동맹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이 해설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도 전후80주년을 맞아 내달 이오토 방문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오토는 일본 혼슈와 괌의 중간쯤에 있는 섬으로 '이오지마'로도 불린다. 태평양전쟁 중이던 1945년 2월16일~3월26일 격전이 치러져 미군과 일본군 약 2만9000명이 사망했다. 이오지마는 도쿄 남쪽 1080km, 괌 북쪽 1130km에 위치한다. 오가사와라 제도의 화산섬으로 섬 표면이 대부분 유황 축적물로 뒤덮여 있어 유황의 섬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태평양전쟁 전엔 유황의 채굴이나 사탕수수 재배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 1000명 정도가 거주했으나 현재는 자위대 공군기지만 놓여 있다.

전쟁 당시 2만933명의 일본군 수비 병력 중 2만129명이 전사해 피해율 96%였다. 미군 전사자는 6821명, 부상자 2만1865명으로 집계됐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과 미군은 수백 개 섬에서 전투를 벌였는데 미군측 손해가 일본군보다 심했던 유일한 사례가 아오토 전투였다. 원폭 투하밖엔 답이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결정적 배경이 아오토전투와 이어진 오키나와 상륙작전이었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선 미군에 항복하느니 죽음을 선택한 주민들 반응에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모두가 충격을 받았다. 천황 중심 반외세 교육이 주민들로 하여금 항전 끝에 혈육들 이웃들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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