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사들] 선거 수난 끝에 4선 성공… 정몽규 사법 리스크에 인준 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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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겸 HDC 회장

이동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1 18:00:23

HDC현대산업개발·호텔HDC·HDC아이앤콘스·HDC신라면세점 등 여러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 집단 HDC그룹의 수장이자 대한축구협회를 이끌고 있는 정몽규 회장은 축구와 깊은 인연을 자랑한다.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2013년부터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부회장·회장,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 등을 맡아 아시아축구를 전반적으로 책임지기도 했다.

축구계에 오랜 기간 있었지만 협회 운영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받은 선수·지도자·심판 등 축구인 100명에 대한 꼼수 사면으로 2023년 비판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외국인 감독을 알아보다가 뚜렷한 이유 없이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점,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에 생각이 없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가 갑자기 생각을 바꾼 점 등을 들어 팬·국회는 물론 국가대표 출신 축구인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조사에 나서면서 전 국민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 회장은 국정 감사에서 ‘현대가(家)의 협회 사유화 의혹’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한 절차’ 등에 대해 해명했으나 여전한 의혹으로 불씨가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이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그의 4선 도전과 관련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정 회장의 출마를 허가하더라도 시정 명령을 내릴 것이고 그것도 안 되면 최종적으로 승인 불가까지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며 “강제로 회장을 바꾸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협회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이후에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끊임없이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거센 비판에도 개의치 않고 4선 도전에 나섰다. 선거는 올해 1월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허정무 후보가 제기한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연기됐다.

협회는 절차적 문제를 보완해 1월23일에 치르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기존 선거운영위원들이 공정성 논란 속에 전원 사퇴하면서 또 한 번 무산됐다.

새 선거운영위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차단하고자 11명의 위원 중 10명을 외부 위원으로 채웠고 독립성을 위해 협회 사무국이 위촉하는 대신 중앙선관위 퇴직자 단체인 사단법인 선우회·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한국체육정책학회·한국체육기자연맹·한국체육언론인회 등에 요청해 추천받은 위원으로 구성했다.

마침내 지난달 26일 열린 선거에서 정 회장은 유효 182표 중 156표로 신문선·허정무 후보를 압도적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하지만 취임을 위해서는 사법리스크 해결과 대한체육회의 인준이라는 관문이 남아 있다.

또한 연임 반대 의사를 꾸준히 내온 참고인 박문성 축구해설위원·박주호 전 국가대표선수가 보복성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제보도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체부 감사를 촉구하면서 “국회 참고인에 대한 불이익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인준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정 회장 인준 관련 질의에 “우선은 규정과 원칙대로 해야 한다"며 "결격 사유가 없으면 인준해야 한다. 당선 후 이의제기 기간을 5일 주게 돼 있는데 그게 6일까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의 신청이 없으면 결격 사유가 없는 것으로 보고 인준하는 게 규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문체위원들은 “중징계에 대한 판결이 아직 나지 않았으니 인준을 보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협회 감사 결과 27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됐다며 정 회장 등 협회 주요 인사들에 대해 기관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이후 협회가 정 회장에 대한 중징계 등 문체부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지자 결정이 부당하다며 항고했다.

조만간 나올 항고심 판결에서 법원이 문체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협회는 또다시 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 항고심이 기각된다고 해도 문체부가 재항고를 염두하고 있어 정 회장의 인준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한편 정 회장은 경기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소재 단독주택 한 채를 소유 중이다. 거주와 별장 용도로 쓰고 있다. 북한강에 인접해 자연환경이 우수하며 보트 선착장도 마련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주택은 지하 1층~지상 2층·대지면적 1620㎡(약 490.05평)·건축면적 364㎡(약 110.11평)·연면적 535.41㎡(약 161.96평) 규모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기준 21억9300만 원이다.

이동원 기자 dw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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