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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의 신용 리스크가 빠르게 확산되며 업황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잇따르는 등 시장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 건설사의 연쇄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며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총 6곳이며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과 벽산엔지니어링 등 건설업체 2곳이 포함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으며 신용등급 전망이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조정됐다. 벽산엔지니어링은 법정관리 신청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BB-(안정적)’에서 최하위 등급인 ‘D’로 떨어졌다.
건설업계 부실화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건설사에도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시공능력 평가 58위의 신동아건설이 1월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이어 2월에는 삼부토건‧삼정기업‧삼정이앤시 등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건설까지 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업계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착공 후 미분양 아파트 건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급증하는 가운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건설사들이 도미노식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형 건설사들도 위기 대응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본사 부지를 포함해 1조 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 침체가 건설업계 부진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건설경기 침체가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소비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신용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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