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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해 15일 체포돼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43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비상계엄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전 분야에 걸쳐 위기이고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때 공수처와 경찰의 공조수사본부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으로 윤 대통령은 경기도 과천시 공수처에 이송돼 조사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와 경찰이 대량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황인 데다 관저 밖에서 시민들이 다쳤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경호처 직원들과 경찰 간 충돌로 유혈사태가 일어날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수처에 자진 출석하는 방법을 택했다.
문제는 공수처의 불법성이다.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음에도 대통령 경호 구역을 무단으로 침입해 현직 대통령을 체포한 것은 헌정질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이런 위법적인 행태를 보이며 오히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수처는 이제라도 자성하길 바란다. 6일과 14일 여야 원로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을 귀담아 새겨야 한다. 윤 대통령 영장 집행을 둘러싼 국민 분열이 심각한 상황인데 조급하게 현직 대통령 체포와 구속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는 게 주요 원로들의 지배적 의견이었다. 전직 국회의장·국무총리·당대표들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원로 모임’은 유죄 판결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을 당장 체포하고 구속하는 게 맞느냐고 의구심을 표명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을 갖고 있으므로 직권남용죄로는 윤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는데, 공수처가 직권남용의 관련 범죄인 내란죄로 체포 등 인신구속을 하려는 건 적법하지 않기에 헌재 결정 이후로 미루자는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이지 않은가.
공수처가 진정한 수사기관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선동에 놀아날 것이 아니라 국격을 고려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불구속 수사하길 촉구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의원도 불구속 수사를 받은 바 있다. 단지 직무가 정지됐을 뿐인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 원칙에 따라 임의수사 방식으로 수사가 진행돼야 할 것이다.
오늘 이처럼 참담한 현실을 초래한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고 하겠다.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덮고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무려 29명의 장관 등 고위공직자를 연쇄 탄핵했고 입법독주를 하는 등 국정농단을 부리는 것을 윤 대통령이 보다 못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고 곧 이어 철회했던 것이다. 이를 빌미로 민주당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2심 판결 전에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는 목표 아래 정부·여당에 일방적인 내란 프레임을 씌우고 법치 파괴 행위를 불사하며 속도전을 내고 있다.
민주당의 탄핵 남발이 초래하는 폐해는 막심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안보 환경을 갖고 있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고위공직자를 탄핵하면 곧바로 수개월간 직무정지가 돼 국정공백이 커진다. 더욱이 국회 다수당이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탄핵 의결해 직무 정지시키는 일까지 일어났다. 입법부가 행정부를 사실상 지배하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행태다.
정치의 정상화를 위한 여·야·정의 정치 일정 합의를 지향하면서 정치로 풀어야 할 것은 정치력을 발휘해서 풀어 가길 바란다. 여기서 냉철한 성찰이 필요하다. 대외신인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처지에서 대통령의 경우 탄핵의결서 송달과 동시에 몇 달씩 직무를 정지하게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도 깊이 되짚어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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