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불안한 기름값… 상승세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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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째 기름값 상승세… 1450원대 환율에 상승세 길어질 전망
유류세 두고 고민 깊어지는 정부… 유류세로 세수 13조 원 줄어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5 11:37:09

주유소 기름값이 1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450원이 넘는 원·달러 환율 때문에 상승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15~1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직전 주 대비 리터(L)당 7원 상승한 1653.2원을 기록했다. 이날 기준으로는 리터당 1662.98원으로 직전 주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주유소 기름값은 10주째 상승세다. 국제유가 상승과 더불어 정부의 유류세 인하 폭 축소 등에 따른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환율도 치솟으면서 기름값에 비상등이 켜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올라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1440원까지 치솟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OMC)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여 금리가 이전보다 높아질 전망이 제기되면서 달러 가치는 급등했다. 1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1450원대 돌파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선 정규장 이후 146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원유 등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환율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비싸게 사들여야 한다. 또 국제유가마저 출렁이면 기름값은 더욱 오를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는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데, 현재까지 10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올라 기름값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름값 상승세를 감안해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했다. 국제유가·환율 등 불확실성에 따른 조치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지난해부터 휘발유는 25%로 축소한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해왔다. 7월부터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각각 20%·30%로 축소했고 지난달에는 휘발유 15%·경유 23%로 인하 폭을 한 차례 더 내렸다.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인하 폭은 축소했지만 여전히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 때문에 유류세 인하 조치 일몰이 계속해서 연장되면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안도걸(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월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년간 유류세 인하로 세수는 13조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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