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정부는 실적도 좋지만 민생도 살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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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1 00:02:30

김 가격은 오르는데 정부는 김 수출량이 늘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2일 이명구 관세청 차장은 전북 지역 김 가공 최대 수출업체로 익산에 소재한 한 수산식품업체를 방문해 관세행정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차장은 김 가공품목에 대한 업체의 주요 수출 현황·해외 현지공장 운영 및 물류회사와 연계한 마케팅 등 해외시장 진출 확대 방향 및 해외통관 애로사항에 대한 현장의 소리를 청취하고 조미김과 김밥 김·김 스낵 등의 재료가 되는 건조 김 등의 가공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김 제품이 K푸드 열풍의 중심에 서서 수출을 확대해 가고 있는데 기여한 임직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 바 있다.

또한 해양수산부는 올해 수산물 수출액이 10월 기준 25억13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고 김이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올해 한국 수출을 빛낸 10대 품목으로 김을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수출이 늘어나면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는 여유분은 그만큼 줄어 김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기준(1월~12월10일) 김 생산량은 1억1968만 속으로 같은 기간 수출량은 8725만 속이다. 도매가격은 올해 1월 1속 당 6649원에서 12월 1만1174원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김 가격을 잡기 위해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할당관세를 도입한 바 있다. 할당관세란 일정 기간동안 일정 물량의 수입물품에 대해 관세를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로 물자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

김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해서 좋아할 것이 아니다. 김은 서민들의 먹거리 중 하나인데 1년 새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지 않아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정부는 수출 실적에만 관심이 있고 민생은 관심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사실상 수출을 제한할 방도도 없다. 수입의 경우 관세를 많이 매겨 적절히 조절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출 대상 국가에 관세를 많이 매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김 생산자 입장에서도 수출을 하는 편이 유리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김 양식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먼저 풀무원은 지난달 전북특별자치도·군산시·새만금개발청·한국농어촌공사 등 4곳과 새만금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전북 군산시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 종합단지에 ‘육상 김 R&D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풀무원은 5년간 60억 원을 투자해 2800여 평 규모의 ‘육상 김 R&D센터’를 새만금 수산식품 수출가공 종합단지에 조성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수조에서 김 배양에 성공한 후 지난해 국내 최초로 육상양식 전용 김 품종을 확보했다. 지난달 전라남도·해남군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내년 해양수산부가 공모하는 김 육상양식 개발사업에 도전할 뿐 아니라 파일럿 생산 규모를 10t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동원F&B는 10월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와 김 스마트 육상 양식의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렇게 ‘김’ 하나만을 놓고 봐도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실적에만 관심있고 국민의 삶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듯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정도현 기자 dhju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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