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정부는 ‘집값 광풍’ 막을 종합대책 내놓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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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기대, 전·월세 가격 등 가격 하방 억제
공급 확대·유동성 공급 등으로 수요자 안심시켜야
부동산시장 교란 ‘임대차2법’ 폐지하는 게 마땅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18 00:02:02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며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아파트 값 반등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이 이달까지 기준금리를 12차례 연속 동결하면서 고금리 상황은 지속되고 있지만, 금리인하 기대와 전·월세 가격 상승, 공급 부족 등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가격 하방 압력을 억제하고 매수 수요를 떠받치는 형국이다.

핵심은 공급이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주택 사업자들이 사업을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공급이 위축됐다. 정부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말까지 서울에 공급하기로 한 주택(인허가 기준) 물량은 19만 가구인데 현재까지 공급된 것은 3만5000가구로 목표치의 18.4%에 그친다.

입주 물량이 줄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5850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1만5080가구)보다 61.2%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한 탓에 일부 지역에선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날 조짐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0주 연속, 매매 가격은 16주 연속 상승세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 주간 상승률(0.24%)은 2018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수도권 주택 시장이 ‘공급 부족’ ‘매매·전세 가격 동반 상승’ ‘금리인하’ ‘수요 쏠림’ 등 4대 악재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허가·착공·입주 물량 감소 영향으로 아파트 전셋값과 매매 가격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

이러니 일부 서울 지역 아파트 단지에선 2020~2021년 ‘미친 집값’ 수준을 상회하는 거래가 발생하기도 한다. 주택 인허가 물량 선행지표가 고꾸라지면서 공급이 더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어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이처럼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너무 앞서나갔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견제하겠다는 의향을 비치기도 했다.

가볍게 볼 수 없는 건 전셋값 상승 이유다. 7월31일로 시행 4년 차가 되는 임대차 2법(계약갱신 청구권 및 전·월세 상한제) 영향이 크다. 이 시기가 되면 임대차 2법에서 정한 기간이 만료되어 신규 계약이 전셋값 급등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 법에 따르면 임차인은 2년 계약 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권을 보장받고 갱신 계약 때 5% 이내로 인상한 가격이 적용된다. 7월 이후 4년(2+2년)의 기간이 만료되는 계약이 생기는데 이 시점에 임대인이 그동안 올리지 못한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리기 때문이다.

비현실적인 가격 통제가 임대인 입장에선 4년이 지나기를 기다렸다가 계약 갱신 없이 신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유인이 됐고, 신규 계약을 통해 가격 상승을 실현하도록 조장한 사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임대차 2법은 부동산시장을 교란하고 전세사기 등에도 영향을 미쳐 주거 안정을 해치기에 폐지되는 게 마땅하다. 연말까지 4년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 물량은 6만4309가구에 달하는데 전셋값 급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여하튼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집값 광풍(狂風)’을 막을 종합대책을 짜야 한다. 현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을 추진했지만, 공사비 급등과 건설 경기 침체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공급 대란’ 발(發) 집값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는 확실한 공급 확대 시그널로 수요자를 안심시키고, 세제 혜택과 유동성 공급 등으로 민간 사업자가 주택 공급에 뛰어들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책은 적기에 펴야 효과가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단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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