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미술 장터는 즐기는 게 남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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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이 문화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30 00:02:40

예년 같으면 선선한 기운이 감돌아야 정상인 9월의 문턱, 길어지는 무더위로 에어컨의 ‘노력 봉사’가 끝이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9월 첫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제 미술품 장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이 동시에 개막된다. 어쩌면 미술 애호가들의 열기가 더해져 더 더운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런던발 프리즈와 국내 토종 미술장터 키아프가 함께 열리는 것은 두 페어가 공동 개최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공동으로 여는 만큼 규모도 커지고 관람객도 배가돼 둘 다에게 윈윈인 행사가 됐다. 이에 공동 개최 계약이 끝나는 2027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양쪽 모두 밝힌 상황이다.

9월4일부터 7일(프리즈)·8일(키아프)까지 진행되는 이번 아트페어에는 프리즈 서울 110여 개·키아프 서울 20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미술품도 있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신인작가 작품도 다수 소개되다 보니 그림을 좋아하는 영피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리즈는 1988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 출신의 젊은 예술가들이 템스강변 허름한 창고를 빌려 전시를 연 것이 기원이다. 30여 년 역사의 프리즈가 아트바젤과 함께 세계 양대 아트페어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데는 좋은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이 있었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는 가고시안·하우저앤워스·데이비드 즈워너·리만머핀·리슨·페이스·타데우스 로팍 등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세계 정상급의 해외 갤러리가 참여한다.

참여 작가의 면면도 데릭 애덤스·마우리치오 카텔란·백남준·김윤신·이불·서도호 등 세계 최정상급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키아프 서울은 2002년 출범한 한국 최초의 국제아트페어로 20여 년 만에 한국과 해외의 예술을 한곳에 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번 키아프 서울에는 총 206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이 가운데 국내 갤러리는 132곳으로 국제갤러리·리안갤러리·학고재 등이 참여한다.

미술시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어떤 작품이 올해 최고가를 찍을 것인가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작년 ‘키아프리즈’ 방문객 수를 보면 프리즈 서울이 약 7만 명이었고 키아프 서울은 약 8만 명이었다. 당시 페어 개막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작품이 팔려 나갔는데 총 매출 규모만 6500억 원에 이르렀다. 가장 높은 판매가를 기록한 것은 드 쿠닝(1918~1989년)의 ‘무제’로 우리 돈 100억 원 대에 팔렸다.

그 외에도 달러화 기준 1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쿠사마 야요이 580만 달러(약 77억 원) △게오르그 바젤리츠 120만 달러(약 16억 원) △로즈마리 트로켈 130만 유로(약 19억 원) △니콜라스 파티 125만 달러(약 17억 원)를 기록했다.

100만 달러를 넘어서지는 않았지만 한국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고가의 작품이 여러 점 나왔다. △박서보의 작품이 각각 49만9000파운드(약 8억 원)·50만 달러(약 7억 원) △하종현 26만 달러(약 3억 원) △이성자의 작품 두 개가 각각 40만 달러(약 5억 원)대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