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기후위기 대응 뒷전인 통신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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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30 00:02:30

국내 주요 통신사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으나 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도 SK텔레콤은 105만3142t·KT는 112만7476t·LG유플러스는 147만5232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오히려 각각 배출량이 증가했다. 이들은 5G 기지국 확장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러한 설명이 기후위기에 대한 무관심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통신 3사는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과 데이터 서비스 확충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전기 먹는 하마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한다.

SK텔레콤은 가산동·서초구·일산 등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경기 성남에도 새로운 센터를 설립했다. KT는 전국에 걸쳐 14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용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 또한 최근 파주시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SK텔레콤 사장은 “기후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한 진정성 있는 발걸음을 이어 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앞서 KT 사장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사업 운영 전반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이들 통신사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SK텔레콤이 8.6%·KT는 겨우 1.1%·LG유플러스는 6.9%에 불과하다. 이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한 선언이 단순한 구호에 그칠 가능성을 보여 준다.

심지어 통신 3사는 넷제로를 선언했으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게 나타났다. 통신 3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SK텔레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05만3142t(tCO2e·온실가스 톤)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12만7476t으로 전년 대비 1.7% 늘었고 LG유플러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47만5232t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AI 기술과 데이터 서비스의 발전은 미래 사회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소홀히 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다. 통신사들은 기술 발전을 통한 수익 창출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진정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이들의 2050 넷제로 선언은 빈말에 그치고 말 것이다.

통신사들은 이제라도 기후위기 대응에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기후변화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AI와 데이터의 미래를 논의하면서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통신사들은 기술 혁신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