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18 진실’은 공개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5·18 北개입’ 권영해 발언·스카이데일리 보도
현수막 게시한 ‘가가호호’ 민경욱 대표 고발돼
본지 기획 ‘5·18 진실의 문을 열다’ 반론 환영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30 00:02:02

최근 5·18기념재단이 가가호호공명선거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경욱 전 국회의원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허위사실유포 금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980년 5월 광주사태에 북한이 개입한 사실이 있다는 것과 5·18 유공자로 선정된 인물 중 다수가 가짜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광주 시내 곳곳에 게시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 사건을 계기로 5·18 진실을 밝혀 내기 위한 논의가 공개적으로 이뤄진다면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그간 본지는 ‘5·18 진실의 문을 열다’라는 제하의 기획시리즈를 꾸준히 취재·보도해 왔다. 지난해 6월15일 ‘5·18 진실 찾기 프롤로그 : 43년 미궁… 5·18 진실의 문 열다’를 시작으로 약 40회에 걸쳐 다양한 각도에서 5·18 관련 의혹을 둘러싼 진실 규명을 위해 시간·장소를 막론하고 그동안 세상에 알려질 수 없었던 취재원을 찾아다니며 진실의 문을 두드려 왔다.

그중 하나가 지난달 8일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안기부장)과의 인터뷰 기사다. 앞서 6월21일에도 김영삼정부 시절 정보기관 수장이었던 권 전 안기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됐지만 5·18 관련한 중대한 내용이니만큼 재차 확인을 했던 셈이다.

권 전 안기부장은 조우석 본지 칼럼니스트 겸 평론가와 2시간에 걸친 단독 대담에서 “5·18 북한 개입설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당시(6월21일 보도) 기자가 내게 ‘광주 5·18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기에 소신대로 ‘그건 사실이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고 다시 묻기에 ‘광주 5·18에 왔다가 전사한 북한 군인들의 묘비가 청진에 있다’고 밝혔다. 언제 그걸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안기부장 재직 시절’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권 전 안기부장은 북한 김일성이 생전에 이른바 비밀교시에서 남조선을 통일할 두 번의 기회로 6·25와 4·19를 활용하지 못한 것을 두고 ‘천추의 한’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그렇다면 그 못지않은 혼란기이던 5·18을 수수방관하거나 하진 않았을 것이다. 간첩을 내려보내거나 특수군을 가동했을 개연성은 매우 크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은 민경욱 대표가 ‘권영해(전)안기부장 “5.18에 북한개입은 사실, 현재 유공자 상당수는 가짜!”(스카이데일리 특종 보도)’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설치했다면서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 특수군이 개입됐고 북한군 특수군의 책략에 폭동을 일으켰음에도 5·18 유공자로 대우받고 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시 말하면 본지가 권 전 안기부장과 인터뷰를 통해 밝혀낸 ‘5·18 북한 개입설’ 내용을 현수막에 게시했다는 이유로 고발됐다는 것이다.

‘5·18 가짜 유공자’ 이슈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19일 ‘5·18 진실찾기 시리즈’ 6회차인 ‘빨치산·진압군 살해범까지 유공자로 둔갑’ 기사에서 본지는 5·18 유공자가 공훈과 기초적인 피해 사실조차 구분하지 않은 채로 오랫동안 등록·관리돼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심지어는 시위대 총에 맞거나 실수로 감전된 사람, 총알을 갖고 놀다 다친 청소년도 유공자로 등록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민경욱 위원장에 대한 5·18기념재단의 고발 사건을 계기로 본지가 지속적으로 쏘아올린 ‘5·18 진실 규명’ 논의가 공개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이는 지금까지 성역과 금기로 막혀 있던 우리 역사의 중요한 페이지의 문을 여는 일이 될 것이다. 본지는 기획 시리즈 ‘5·18 진실의 문을 열다’와 관련해 더 많은 제보와 반론을 환영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