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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4일까지 일정으로 실시되는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여야의 전방위적 대격돌이 전망된다. 당정이 철통같은 방어태세를 준비하는 가운데 야권은 특히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두고 당정 방패를 뚫을 창칼을 갈고 있다.
대정부질문은 △2일 정치·외교·안보 △3일 경제 △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순으로 진행된다. 대정부질문에는 국무총리·부총리·장관 등 국무위원 19명이 출석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인 만큼 윤석열정부 실정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야권의 대여(對與) 공세 화력은 2일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치 분야 질의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승원·전현희 의원을 전면 배치했다. 법사위는 민주당 주도로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심사·입법청문회 등을 실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대정부질문에서 우선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파헤친다는 방침이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을 통해 순직 해병 수사를 방해하고 은폐한 진짜 주범이 누구인지 국민 앞에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주범’을 윤석열 대통령으로 사실상 특정하기도 했다. 박 대행은 “외압 장본인과 배후가 누구인지 삼척동자도 이미 알지만 구체적 실체를 밝히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동해 유전·이재명 대표 연루 의혹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박 대행은 “동해 유전게이트와 쌍방울 주가조작을 방북 비용 대납사건으로 둔갑시킨 정치검찰의 희대의 사기극을 파헤치겠다”고 주장했다. 정유회사 에쓰오일 상무 출신인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SNS에서 “윤 대통령은 제정신이라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시추 운운하며 막대한 국민혈세 탕진하기 전에 국민적 의문부터 해소하도록 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북한 대남 오물풍선과 관련해서도 여야 공방이 예상된다. 야권은 우리 민간단체들의 대북풍선 살포행위가 오물풍선으로 되돌아왔다며 막아야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소속 김동연 도지사의 경기도는 최근 대북전단 단체를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민주당에서는 대북전단금지법이 재차 발의됐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대북전단금지법으로 불리는 남북관계발전법 24조 1항3호 등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박 대행은 “최근 고조되는 동북아시아 긴장상황을 해소하고 윤석열정권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 전환을 위한 대안도 제시하겠다”고 했다.
우회 대응 나선 金여사 “누구든 고통스러운 과거”
“어려웠던 시절 토로하며 여론 환기 행보” 정치권 해석 분분
국힘 채상병 특검법·방송3법 상정 차단 위해 禹의장 설득
민주당은 특히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행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와 주가조작 의혹·대통령 처가 양평고속도로 게이트 등을 파헤치겠다”고 했다. 민주당·개혁신당·조국혁신당 등 야3당은 지난달 2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은 김 여사 명품백 현장조사에 협조하라”며 용산을 압박했다.
윤 대통령의 ‘이태원참사 조작’ 발언 의혹도 야권의 공세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최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윤 대통령이 이태원참사에 대해 특정세력에 의해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자신의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례적으로 22대 국회 공식 개원식(5일) 이전인 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기로 하고 성태윤 정책실장·장호진 국가안보실장·홍철호 정무수석·김주현 민정수석 등 대통령실 3실장·7수석에 대한 증인 출석도 요구했다. 출석요구서 신문요지에는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김 여사 뇌물수수 의혹 등이 이유로 담겼다. 본격적인 대정부질문에 앞서 사전준비 차원인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증인 출석 요구를 받은 참모들이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3·4일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3일에는 고물가 등 민생경제 위기·세수결손에 따른 재정위기를 집중 조명하면서 당정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4일에는 출구가 묘연한 의대증원 사태와 정부 언론정책·화성 화재참사 등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4일까지 △채 상병 특검법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3법 △방송 지배구조와 직결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의석수 108석의 소수여당인 국민의힘은 머릿수로는 야권 실력행사를 막기 힘들기에 야권의 ‘입법폭주’를 부각하는 여론전에 치중한다는 방침이다. 당정은 야권이 제기 중인 의혹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며 야권의 윤석열정부 흔들기 의도라고 맞서고 있다. 또 방송3법은 야권의 방송장악 수단으로서 정권 탈환 목적이 기저에 있다고 비판 중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이재명 죽이기’ 차원이 아닌 검찰의 정당한 수사라는 입장이다. 동해 유전과 관련해선 석유 매장 여부를 충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덕근 산자부 장관은 “탐사를 해봐야 하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검증도 충분히 받은 상황”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태원참사 발언은 와전됐을 뿐이며 북한 대남도발은 ‘힘에 의한 평화 구축’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도 위법성은 없다며 야권의 자제를 촉구 중이다.
김 여사도 직접 우회적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김 여사는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정신질환 당사자·유가족 간담회에서 “누구에게도 살다보면 찾아오는 삶의 위기·어려움이 제게도 왔었고 저 역시 몇 년 동안 심하게 (심정적으로) 아팠었다. 깜깜한 밤하늘이 나를 향해 무너져 내리는 듯한 불안감을 경험했었다”고 말했다. 또 “제가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이렇게 밝히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저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정신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편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어려웠던 시절을 고백함으로써 여론을 환기하려는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출신이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의 우원식 국회의장 설득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방송3법 등의 4일 본회의 상정 여부는 우 의장 결단에 달려 있다. 국민의힘은 한편으로는 본회의 상정 가능성에 대비해 특검법 등 처리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검토 중이다. 원 구성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던 추경호 원내대표가 최근 원내사령탑에 복귀함에 따라 그의 대응책이 주효할지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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