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칼럼] 파산 직전의 언론사 사주 홍석현 왜 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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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차입금에 허덕이며 오래 전 자본잠식 상황
만년 2등 중앙일보는 ‘열린 보수’ 타령으로 쇠퇴 일로
결국 홍석현의 고질인 ‘대통령병‘이 문제였다

조우석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7-02 06:31:20

요즘 방송가 화제의 주인공은 손석희다. 그가 곧 친정 MBC에 복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해 두지만 그는 언론인도 뭣도 아니며 한때 허명만 높았던 좌파 방송쟁이일 따름이다. 우리 관심은 그런 그를 끌어들여 뒷배를 봐 줬던 중앙일보·jtbc 오너 홍석현이다. 다 아시듯 파산 직전의 jtbc는 요즘 3100억 원 규모의 차입금에 허덕이며 최악의 자본잠식 상황에 놓여 있다.

jtbc가 매물로 나왔네 아니네 하는 흉흉한 소문 속에 홍석현의 언론 경영은 올해로 꽉 찬 30년이다. 즉 그의 자형인 삼성 이건희 회장이 그를 중앙일보 사장에 임명했던 게 1994년의 일이다. 그래서 우린 궁금하다. 이후 ‘열린 보수’를 모토로 중앙일보 지면을 주무르고, 손석희를 끌어들여 좌파방송 jtbc를 만들었던 홍석현식 언론 경영이란 게 과연 무엇이었단 말인가.

혹시 일부 독자는 그가 지휘했던 섹션신문 제작·가로쓰기 도입 등 외형적 혁신을 떠올리실지 모른다. 맞다. 그런 게 홍석현이 했던 언론에 대한 공헌의 전부다. 핵심은 그의 고질인 대통령병이야말로 중앙일보·jtbc를 망친 요인이란 점이다. 즉 그에게 언론 경영이란 대권 행보의 수단에 불과했다. 실제로 그의 고질인 대통령병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 정점이 박근혜정부 말기인 2015~17년이었다. 당시 홍석현 대망론을 담은 기묘한 단행본 ‘제3의 개국’(조한규 지음, 드림온)까지 출현했고, 좌파 이광재(전 강원도지사)가 홍석현과의 교감 속에 좌파 싱크탱크 ‘여시재’를 출범시켰다. 그게 문제다. 그는 언론사주이자 명문 가문 출신으로 자연스럽게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키우려던 게 결코 아니었다.

운 좋게 물려받은 신문·방송을 이용한 자기 장사가 홍석현의 전부였던 셈이다. 그게 만년 2등 신문인 중앙일보 그리고 파산 직전인 jtbc를 만든 홍석현 언론 경영의 최종 성적표다. 흥미로운 건 1990년대 말을 전후해서 그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기점이 1998년 8월 평양 방문 7박8일이다. 그게 “통일 대통령 꿈을 확장시키는 계기”였다고 ‘제3의 개국’은 뻥치지만 가소롭다.

그 직전 홍석현은 골프채에 100달러 지폐 뭉치를 담아 북한에 전달하는 불법행위도 저질렀다. 당시를 전후해 중앙일보 지면은 북한 띄우기로 채워졌다. 풍수학자 최창조의 ‘북녘풍수’, 유홍준의 ‘북한문화유산답사기’ 등의 연재가 그것이다. 당시엔 그저 그런가 보다 했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언론사 사주 한 명의 대권 욕심에 공적인 지면이 춤을 춘 고약한 케이스였다.

2004년 말 그가 주미대사로 임명됐던 배경도 알고 보면 수상쩍다. 그해 초 홍석현은 노무현 취임 1주년 대담에 정치부 기자와 편집국장 등을 대동하고 청와대를 찾아갔고, 노무현으로부터 “홍석현은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들었다. 주미대사는 그런 눈물겨운 노력의 결과로 따낸 간판인 셈이다. 단 그의 좌향좌 행보는 그게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일찌감치 김대중으로부터 통일 과외를 받았다. 2000년 가을께로, 홍석현의 최대 오점인 거액의 세금 탈루로 복역하고 난 뒤의 일이었다. 당시 이희호와 함께 김대중은 막 석방된 홍석현을 위로한답시고 청와대로 불러 밥 먹여 주며 햇볕정책을 주입시켰다. 수상한 언론사 사주 한 명을 좌파 김대중이 가지고 놀았고, 대권 욕심이 있던 홍석현은 그때 멍이 들었다.

어쨌거나 노무현으로부터 주미대사 자리를 받아 2006년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고 그걸 밑천으로 대권 가도를 닦으려 했다. 하지만 2005년 삼성X파일 사건이 터지며 모든 게 엉망이 됐다. 명색이 언론사 사주가 정치자금을 전달했다는 추문은 지금도 그의 흑역사다. 그럼에도 멈출 줄 모른다. 중앙일보의 2015년 전후 ‘평화 오디세이’ 연재 등도 모두 그의 대권 행보의 일환이다.

그러고 보니 다 들여다보인다. 박근혜정부 말기 그가 수상한 태블릿 PC 하나를 주워와 그걸 흔들어대며 ‘탄핵 협박’ 장사에 몰두하고, 내각제 개헌 분위기 등를 연출했던 장난도 결국엔 그의 정치 욕심이 불러온 대형 참사였다. 그래저래 홍석현은 특이한 인물이다. 우리 언론사에 사주가 정치판에 뛰어들었던 경우는 한국일보 사주 장기영 외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중간 결론을 내리자. 홍석현은 언론 권력을 등에 업고 자신을 키워 준 삼성을 공격한 패륜적 인물이다. 박근혜 탄핵을 유발해 체제 전쟁을 유발시켰고, 대한민국도 위태롭게 만들었다. 묘한 건 그는 전혀 대중친화적이지 않으며, 구름 위의 귀공자 이미지를 즐긴다. 그럼에도 언감생심 정치판에 욕심낸다.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그의 친북 성향(종북은 아니다)도 의심스럽고, 주미대사 출신이면서도 친중 성향의 여시재를 이끄는 대목도 아리송하다. 그런 홍석현과 그의 아들 홍정도가 파산 직전의 jtbc를 만들면서 경영 능력 면에서 부자 공히 완전 꽝인 게 드러났다. 그래서 70대 중반에 해 저무는 홍석현의 숨겨진 모습을 다음 회에 한 번 더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