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중국 정찰 풍선’ 격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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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 ‘중국 정찰 풍선’ 격추

中 “완전한 사고”… ‘스파이 비행선’ 부정
미 국무장관 중국 방문 취소…외교 갈등 촉발

박어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2-05 15:34:57

미국이 자국 본토를 비행하다 포착된 거대한 중국 정찰 풍선을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

4일(현지시간) BBC는 미국 국방부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명령으로 전투기를 보내 미국 영해 상공에서 정찰용으로 추정되는 풍선을 미사일 한 발로 격추시켰다고 확인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민간인 무인 항공기를 공격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며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명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4일 오후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주변 3개 공항의 모든 민간 항공편을 잠시 중단하는 등 중국 정찰 풍선 격추 작전의 본격적인 돌입을 준비했다.

미국 국방부는 F-22 스텔스 전투기로 6만피트(약 18km) 높이의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시켰고 격추된 비행선은 미국 해안에서 약 6해리(약 1만1000 미터) 떨어진 곳으로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정찰 풍선의 잔해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 비치 인근 47피트(14미터) 영해에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더 얕은 곳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미군 당국은 현재 잔해를 수거하는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정찰 풍선이 처음 관측돼 국방부가 추적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달 31일부터 상황을 지켜본 이후 격추 지시를 내렸다. 풍선이 격추된 후 바이든 대통령은 “성공적으로 풍선을 격추했고 우리의 비행사들을 칭찬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측에서 검증을 거친 결과 미국에 넘어간 비행선은 민간용임을 거듭 알렸고 우발적으로 미국에 들어갔다”며 “완전히 사고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중국 비행선이 ‘스파이 비행선‘이라는 것을 부인했고 편서풍 탓에 길을 잃은 기상용 비행선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근거 없는 추측이나 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이번 사건을 중국을 공격하고 비방하기 위한 구실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장관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5일과 6일에 예정돼있던 중국 방문을 취소하고 이 사건을 미국 주권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위반”이라고 칭하는 등 외교적 위기를 촉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시키는 계획을 처음 승인했지만, 국방부는 지상에 끼칠 위험을 고려해 비행 물체가 해안으로 이동하기까지 기다린 것으로 밝혀졌다. 미군 관계자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잔해를 쉽게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부는 중국에서 왔다고 추정되는 풍선이 지난달 28일에 미국 영공에 처음 진입했고, 3일 후 캐나다 영공으로 이동했고, 지난달 31일 미국에 재진입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 물체는 핵미사일을 보유한 주된 군 기지가 있는 미국 몬태나주를 거쳐 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까지 이동하는 것이 발견됐다.

박어진 기자 parke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