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환 용인시체육회장, 시 공무원에 막말 투척 거센 ‘사퇴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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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비리와 갑질로 단체장 품위 크게 훼손” 체육계 안팎 평가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6 16:03:05

▲ 26일 용인시청 잔디광장에서 오광환 용인시체육회장 막말 규탄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강재규 기자

체육행사중 의전문제를 놓고 욕설과 막말을 한 용인시 체육단체장이 거센 사퇴 후폭풍을 맞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의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수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김포시 공무원의 악성민원인에 의한 극단선택 이후 잇단 공무원 비극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격살해와 같은 폭언과 갑질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험한 상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용인특례시공무원노동조합(용공노)은 26일 용인시청 하늘광장에서 조합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오광환 용인시체육회장이 시 공무원에게 욕설·폭언 등 막말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용공노에 따르면 이달 21일 관내 한 체육대회 행사 중 오광환 회장이 의전문제로 얘기를 나누던 중 체육 담당 공무원들에게 ‘아가리 닥쳐라’ ‘어디 Ⅹ같은 것들이’ ‘이런 싸가지 없는 새끼’ 등 욕설과 폭언 등을 퍼부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이에 막말을 들은 공무원들은 공직생활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모욕감을 느껴 용공노에 도움을 요청했다.

용공노는 기자회견을 통해 “오광환 회장은 용인시 체육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체육회 직원에게는 갑질을, 또 예산을 삭감했다는 이유로 시의원에게는 막말을 하더니 이제는 체육대회 행사장에서 공무원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자리를 지키는 오 회장이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자이어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공무원은 권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막말을 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며 “오 회장은 피해 공무원에게 즉각 공개사과하고 더 이상 용인특례시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우리는 더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용공노 측은 기자회견 말미에 가진 일문일답에서 공무원노조 상급단체와 긴밀히 협의한 뒤 경찰 고소고발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 회장이 현직으로 있는 용인시체육회는 최근 이외에도 특정 하급직원 병가를 싸고 특혜논란을 빚었을뿐 아니라 수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의 행방을 두고 시 특정감사를 받는 등 갖은 구설로 하루도 바람잘 날 없었다.

게다가 오 회장은 1년여전 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전때도 이상일 시장의 이름을 팔고 다닌다는 소문으로 빈축을 산 것은 물론, 스스로 소속 직원에 대한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각종 고소·고발로 역풍을 맞거나 직원들앞에 고개를 숙이는 등 단체장으로서의 품위와 인성에 큰 오점을 남긴게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 용인시 관가 안팎의 이야기다.

용인시체육회는 시로부터 연간 기본 보조금 10억원 가량을 비롯해 국도비 등 각종 지원금으로 100억 원 가까이 받아 운영되고 있는데 다른 곳도 아닌 직속 시 주무부서 직원에 대해 씻을 수 없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막말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나 시 체육계 일각에서는 문제의 오 회장에 대해 ‘분노조절장애’를 의심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단체장으로서 결격이 아니냐고 의견을 제기하는 예도 없지 않다.

용인시 민선 2기 체육회장으로 지난해 2월 취임한 오 회장은 임기 3년의 반환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