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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3일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일찌감치 선거 체제로 돌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이자 사실상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지역 순회와 공약 점검에 속도를 내며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7일 현재 정치권의 시계는 이미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 정부와 여야 모두에게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호남과 서울을 중심으로 지지층 확산에 주력하고, 국민의힘은 부산과 수도권을 사수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민주당은 호남·서울을 축으로, 국민의힘은 부산·수도권을 핵심 격전지로 삼아 사활을 건 민심 쟁탈전에 나섰다. 여기에 전남 고위 공직자들의 잇단 출마와 김동연 경기지사의 재선 움직임, 범보수권 내 연대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선거 정국은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결속을 최우선 전략으로 내세웠다. 정청래 대표는 전북 전주에서 열린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호남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낳고 길러줬다”며 “국가는 이제 호남 발전에 대해 무엇을 했는지 답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립의대 설립 문제,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재생에너지 산업 기반 육성 등을 구체적 발전 과제로 제시하며 “호남은 국가 에너지 전환의 중심지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특위는 단순히 민원을 전달하는 통로가 아니라 호남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며 위원회 활동에 힘을 실었다.
그는 특히 전북도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내년도 전북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9조4585억 원으로 편성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와 RE100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현안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호남 결속을 발판으로 수도권과 전국으로 지지 기반을 확장해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경남(PK) 민심을 다지기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1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방문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 현장, 해양수산부 임시청사,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 등 지역 현안을 점검했다.
특히 그동안 해수부 이전에 부정적이던 장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 ‘기능·제도적 권한까지 포함한 온전한 이전’을 주장하며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부산의 미래는 바다에서 비롯된다”며 “해양수산부 이전과 산업은행 이전, 부산 신항 확충,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함께 맞물려야 글로벌 해양수도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치 않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부산일보 의뢰로 실시한 조사에서 차기 부산시장 적합도는 전재수 해수부 장관이 20.3%로, 현직 박형준 시장(15.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의 시정에 대한 부정 평가는 47.4%로 긍정 평가(37.7%)보다 높았다. 다만 정당 지지율은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민의힘이 PK 지역에서 44.0%를 기록하며 민주당(39.8%)을 다시 앞서는 등 반등세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의 성패를 서울과 부산에 걸고 총력전에 나선다는 기류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남 지역에서는 고위 공직자들의 명예퇴직과 출마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명창환 행정부지사는 행안부에 명예퇴직을 신청하며 여수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여수를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한다”며 지역 경제 회생 의지를 밝혔다.
소영호 전 전략산업국장도 장성군수 도전을 선언했고, 김병주 전 관광문화체육국장, 김세국 전 감사관, 지영배 전 한전공대설립지원단장, 우홍섭·윤영주 전 진도부군수 등이 출마 채비에 나서면서 지역 정치 지형의 변화를 예고했다.
수도권도 뜨겁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탈환을 목표로 오세훈 시장 견제에 나서고 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전세사기 피해예방법을 발의하며 청년안심주택 정책의 허점을 지적했고, 박주민 의원도 관련 토론회와 규탄 회견을 열며 오 시장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내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조국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의 차출설까지 거론되며 후보군이 일찌감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배현진 의원을 서울시당 위원장에 선출하며 조직을 정비했다. 배 의원은 “시당 위원장은 야전사령관”이라며 지방선거 경험과 전략적 운영 능력을 강조했다. 서울시당 경선에서는 배 의원과 조정훈 의원이 계엄 사태 평가를 두고 다른 입장을 보여 당내 세력 구도의 변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경기도에서는 김동연 지사가 사실상 재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그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선 언급은 이르다”면서도 도민 평가를 강조해 정치권에서는 출마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재명 정부 100일을 “세상을 바꾼 시간”이라고 평가하며 내수 진작, 확장 재정, 대미 통상 대응 성과를 부각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성장”이라며 중국과의 경제·문화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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