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일값 급등… 가계 식비 지출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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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 전년 比 4.8%↑… 채소는 19.3%↑
2분기 실질 소비지출 1.0%↓… 9년 만에 최저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2 12:13:12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가계의 먹거리 지출이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원자재 가격 상승과 식품업체 출고가 인상 등 복합적 요인이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감소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1.7% 상승했다. 작년 11월(1.5%)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8% 올라 13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특히 돼지고기(9.4%), 쌀(11.0%), 복숭아(28.5%) 등 주요 품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올여름 폭염과 폭우로 작황이 부진했던 채소 가격도 전월 대비 19.3% 급등했다. 배추(51.6%), 파프리카(52.1%), 시금치(50.7%) 등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켰다.

가계 지출 통계도 이를 반영한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지출(명목)은 월평균 42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그러나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지출은 34만1000원으로 1.0% 줄었다. 이는 2016년 2분기(33만 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식 지출도 위축됐다. 같은 기간 가구 식사비 실질지출은 35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 부담에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택했지만, 이마저도 ‘짠물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사랑(31·가명)씨는 “배달앱을 지우고 직접 요리하지만 식비 부담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먹거리 가격을 잡기 위해 이달 안에 성수품 물가 안정 대책 등 추석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며 먹거리 품목별 가격 동향과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주요 성수품 수급상황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비축물량 공급, 할인지원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먹거리 물가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김나윤 기자 ny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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